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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장
내외명철內外明徹
1. 내외명철 설법의 맥락
내외명철은 안과 밖의 구분이 없이 철저하게 밝다는 뜻이다. 그 핵심
은 안과 밖의 분별이 없다는 데 있다. 비추는 주체와 대상과 행위가 남
아 있다면 그것을 밝다고 하지 않는다. 나라는 주체와 저것이라는 대상
이 세워지면 주객의 상호 집착이 무한 반복으로 일어난다. 이것이 생사
윤회의 내용이고 어두움의 본질이다. 반면 몸과 마음이 실체가 아님을
밝게 알면 이 분별과 집착이 멈추고 차별 없는 실상이 드러난다. 안과
밖의 경계가 무너져 투철하게 밝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맑은 유리병에
달이 담긴 것과 같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내외명철은 초기 경전과 대승
경전에 두루 나타나는데 안팎의 분별없음과 그로 인한 철저한 밝음이
주된 내용을 이루고 있다.
원래 초기 경전에서 내외명철은 부처님의 밝은 위신력을 묘사하는
말이었다. 부처님이 왕사성에 들어갈 때, 그 광명이 두루 비추어 백천
개의 태양이 있는 듯 내외명철하였다는 표현이 보인다. 이때 내외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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