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1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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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았기 때문이다.
②와 같이 ‘운云’ 자를 ‘언言’ 자로 바꾸었는데 서로 통용하므로 의미
상의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1-24-②】 豁然了知하니 卽爲始悟요 修行契證이 目爲終入 이니라
선문정로 활연豁然히 성상性相을 요지하니 곧 해오인 시오始悟가 되
고, 수행하여서 현극玄極에 계합실증함은 증오證悟인 종입終入이다.
현대어역 밝게 이해하여 아는 것은 시작으로서의 깨달음(始悟)에 해
당하고, 닦고 실천하여 이에 계합하고 깨닫는 것이 마지막 깨달음에
들어가는(終入) 일에 해당한다.
[해설] 『화엄경소초』에서 가져온 문장이다. 모든 부처의 존재 이유는
진여자성을 열어서(開), 보여주고(示), 깨달아(悟), 들어가도록(入) 하는 데
있다. 청량스님은 이 중 열어서 보여주는 일(開示)은 스승의 몫, 깨달아
들어가는 일(悟入)은 수행자의 몫으로 보았다. 그리고 인용문과 같이 돈
오를 처음 깨닫는 일(悟)이라 보고, 이후 점수를 통해 그 깨달음을 완성
하는 일을 최종의 구경각에 들어가는 일(入)로 설명하고 있다.
일초직입여래지를 표방하는 선문과 교가의 입장이 다르다는 점을 보
여주기 위해 인용된 문장이다. 선과 교는 이와 같이 근본적 차별성을
갖는다. 그런데 화엄선에서는 선문과 화엄의 교리를 통합하고자 한다.
이에 성철스님은 선과 교의 차이점을 없앤다면 그것은 결국 교학이지
선문의 길이 아니라고 비판한다. 【1-24】에 제시된 일련의 인용문 역시
화엄선과 그 주창자인 규봉스님의 비판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은
제1장 견성즉불 · 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