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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중생불성衆生佛性
1. 중생불성 설법의 맥락
모든 중생이 다 불성을 가지고 있다는 명제는 대승불교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이다. 바탕이 불성이므로 중생 그대로 이미 부처이
다. 이것을 굳게 믿어 망상을 내려놓고 진여에 계합하면 실질적 부처가
된다. 이것이 돈오이다. 불성은 모든 존재의 본질이다. 그것은 평등성
과 불변성을 갖는다. 평등성이란 모두가 갖추고 있다는 뜻이고, 불변성
이란 성불하거나 미혹하거나 간에 차이가 없다는 뜻이다. 불성은 법성,
법신, 진여, 12인연, 중도, 마음 바탕[心地] 등 불교의 핵심 용어들과 동
의어의 관계에 있다. 요컨대 불성론의 입장에서 보자면 불교는 불성의
종교인 셈이다.
불성론이 있으므로 대승불교는 초기불교와의 차별성을 확보한다. 초
기불교에는 불성설이 없었다. 초기불교는 인도의 전통적 브라흐만·아트
만설과 정면 대립한다. 우주 현상계의 뒤에는 불멸의 브라흐만이 있고,
개인의 육체에는 불멸의 아트만이 실려 있다는 것, 이 양자는 둘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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