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09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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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임제의 종풍은 3현3요 외에 4료간四料簡, 4빈주四賓主, 4할용
四喝用 등으로 구현된다. 4료간은 수행자의 자아와 대상에 대한 집착의
정도에 따라 그것을 타파하는 방법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일이다. 자아
집착의 타파(奪人不奪境), 대상 집착의 타파(奪境不奪人), 두 집착의 동시
타파(人境兩俱奪), 타파한다는 의식의 타파(人境俱不奪)가 그것이다. 수행
의 발전을 반영하는 지위설이라고 이해할 이유가 충분하다. 그러나 문
자에 따라 단계적 지위를 세운다면 그것은 이 인용문에서 비판해 마지
않는 ‘어림짐작으로 말하는 일(摶量注解)’에 속한다.
4빈주는 주인(主)과 손님(賓)으로 스승과 학인의 만남, 이치와 현상의
통일성을 분간하는 방편이다. 먼저 4빈주는 학인과 스승 간의 법거량
에 있을 수 있는 네 가지 상황을 가리킨다고 해석된다. 스승의 안목이
학인보다 못한 것을 빈간주賓看主, 학인의 안목이 스승을 따라오지 못
하는 것을 주간빈主看賓, 학인과 스승이 뛰어난 안목으로 상호 계합하
는 것을 주간주主看主, 학인과 스승이 모두 안목이 부족하여 번뇌를 더
하기만 하는 것을 빈간빈賓看賓이라 한다.
이 4빈주는 이치와 현상의 통일성을 분간하는 방편이기도 하다. 현
상에 매몰되어 이치를 등짐으로써 본래 진여에 어둡게 되는 상황이 있
다. 이것을 빈중빈賓中賓이라 한다. 현상이 이치를 떠나지 않아 오는 대
로 맡겨도 모두 진여인 상황이 있다. 이것을 빈중주賓中主라 한다. 이치
로 현상을 이루어 공에 떨어지지 않는 상황이 있다. 이것을 주중빈主中
賓이라 한다. 현상을 떠나 이치를 향하여 본래 진여만을 드러내는 상황
이 있다. 이것을 주중주主中主라 한다.
이것이 4빈주에 대한 일반적인 해설이다. 다만 이것의 활용은 깨달
음의 성취를 통해 저절로 일어나는 것이지 지해의 분별로 일어나는 것
이 아니다. 만약 의식적으로 이것을 적용한다면 스스로 빈간빈賓看賓,
제18장 현요정편 · 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