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11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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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까지 이어진 것이다. 교정해야 한다.

                ②에서는 ‘단량摶量’을 ‘박량搏量’으로 표현하였다. ‘단량摶量’은 빙빙 돌
             면서 헤아린다는 뜻이다. 직접 깨닫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나 의식으로

             이해하는 일을 가리키며 어록에 자주 쓰이는 말이다. ‘박량搏量’은 용례
             를 찾기 어렵다. 글자의 유사성으로 인한 편집 오류로 보인다. 번역문에

             도 ‘다소학가多少學家가 박량搏量으로 주해註解하니’와 같이 되어 있다.
             다만 이 한문에 대한 한글의 병기는 성철스님의 원고가 아니라 이후의

             편집 과정에서 가해진 것이므로 역시 편집 오류에 의한 것이다. ‘박搏’을
             ‘단摶’으로 교정해야 한다.

                ③에서는 ‘주해注解’를 ‘주해註解’로 변환하였다. 구분 없이 같이 쓰는
             단어로서 ‘주해註解’가 보다 관용적 표현이라고 보았던 것 같다.

                ④에서는 원문의 ‘중中’ 자를 ‘내內’ 자로 표기하였다. 뜻에는 변함이
             없다. 이 문장이 들어 있는 『원오심요』를 포함한 대부분의 어록이나 그

             원전인 『대열반경』에는 모두 ‘중中’으로 되어 있다. 나아가 성철스님의 번
             역문을 보면 ‘아왕고중我王庫中에 여시도如是刀가 본무本無함을 부지不知

             하는지라’와 같이 ‘중中’으로 되어 있다. 원문대로 바로잡아야 한다.
                ⑤에서는 ‘농장출래弄將出來’를 ‘농장래弄將來’로 바꾸어 표현하였다.

             ‘농장출래弄將出來’는 ‘~을(將) 내어놓다(弄出來)’는 뜻의 구어체 문구이다.
             그러니까 ‘왕자의 보검을(將) 내어놓으니’ 정도의 문장이 되는 것이다. 생

             략된 ‘출出’ 자가 가장 중요한 실사가 되는 것이다. 물론 ‘농弄’이 보편적
             으로 ‘하다’는 뜻을 전달하므로 ‘내어놓다’는 의미로 번역할 수는 있다.

                ⑥에서는 ‘눈 깜작일 잡眨’ 자를 ‘폄하할 폄貶’ 자로 오기하였다. 초판
             본에 바로 되어 있었으나 1993년에 가로쓰기로 바꾸면서 오류가 일어

             나 2015년 본에 이르고 있다. ‘잡眨’으로 수정해야 한다. 이와 연동하여
             번역문의 ‘지시폄안只是貶眼하는도다’를 ‘지시잡안只是眨眼하는도다’로 교




                                                            제18장 현요정편 · 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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