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0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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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 『퇴옹학보』 제17집




            원으로의 변환이다. 다시 말하면 물리적 변화에서 화학적, 영성적 변화

            이다. 시간적 변화라는 차원에서 본다면 ‘크로노스’가 아니라 ‘카이로스’
            적 전환이다.



            2. 양명학과 퇴옹학의 ‘철학사상적 형식[틀]’




               (1) 양명학의 경우
               양명은 그의 학문경향을 드러내는 ‘심학’이라는 말과 호(號)인 ‘양명’을

            합해서 보통 ‘양명 심학’이라하기도 하고, ‘왕양명의 학문’을 줄여서 ‘양

            명학’이라하기도 한다. 어쨌든 양명학의 핵심은 ‘심’ 즉 ‘마음’을 둘러싼
            논의로 되어있고, 파악된 마음의 구조(인간의 본질)대로 그 자신의 삶을

            다루고 합리적으로 이끌어 갈 것을 요구한다. 양명은 주요 학설 가운데

            그 출발점이 되는 37세 중국 귀주성 용장에서 이루어지는 ‘오성자족’(吾
                 10)
            性自足 . 나의 본성은 원래 완전하다)에 기초하여, ‘심즉리’(心卽理, 내 마음이 이
            치이다)를 근간으로 하는 ‘심성론’을 설파한다.
               이런 심성론에서는 만물은 심(=良知)라는 차원에서 감응하며 평등하

            다는 ‘만물일체’(萬物一體. 만물은 한 몸이다) 및 거리마다 집집마다 누구나

            성인이라는 ‘만가성인’(滿街聖人. 온 거리 사람들이 모두 성인이다)의 이론이 완
            성된다.




                 ‘성인됨’의 공부를 성취하는 과정에서 왕양명은 『대학』의 ‘격물치


            10)  왕수인, 『양명집』, 「연보」37세조: 始知聖人之道, 吾性自足, 向之求理於事物者誤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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