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3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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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양명(王陽明)과 퇴옹(退翁)의 심성론·수행론 비교  • 243




               을 열었다. 구름이 문제없다는 것, 즉 구름마저도 본성임을 인정하였다.

               그래서 누구나 각자 그 자리에서   나무꾼, 옹기쟁이, 염전의 소금 노동
               자, 공무원 등등의 범부범부(凡夫凡婦) - 성인임을 인정해버린다.

                 아울러 양명은, 아동교육론에서 보듯이, 기본적으로 신체적 구속과

               신체 억압을 통한 수행을 거부한다. 그리고 양명은 엄격주의 보다는 온
               정주의나 평등-자유주의 쪽에 서 있었다. 왕양명은 도학주의적(道學主

               義的) 엄격성을 버리고, “마치 초목이 처음 싹을 틔울 때 그것을 펼쳐 주
               면 가지가 사방으로 뻗어가듯이” 각자의 개성을 살려주는 교육을 권장

                     64)
               하였다.  그러나 퇴옹은 당시 한국의 정치상황과 불교적 상황에서 모



                  「
               64)  傳習錄」中, 「訓蒙大意示敎讀劉伯頌等」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대체로 어린아이의 정서는 놀기를 좋아하고 구속받기를 꺼려한다. 이것은 마치 초목이 처
                 음 싹을 틔울 때 그것을 펼쳐 주면 가지가 사방으로 뻗어가지만, 꺾거나 휘어 버리면 쇠하
                 여 시들어 버리는 것과 같다. 이제 어린아이들을 가르칠 때는 반드시 그들의 취향을 고무
                 시켜서 속마음이 즐겁도록 해주어야 한다. 그러면 스스로 그치지 않고 나아갈 것이다. 비
                 유컨대 때맞춰 비가 내리고 봄바람이 불어 초목을 적시면 싹이 움터 자라지 않을 수 없어
                 서 자연히 나날이 자라나고 다달이 변화될 것이지만, 만약 얼음이 얼고 서리가 내린다면
                 생의(生意)가 쇠잔해져서 날마다 말라가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시를 노래하도록 인도하
                 는 것은 비단 그들의 뜻을 드러내게 만들 뿐만 아니라, 또한 그 뛰고 소리치고 휘파람부는
                 것을 노래를 통해 발산하고, 그 답답하게 억눌리고 막혀 있는 것을 음절을 통해 펼쳐내게
                 하는 것이다. 예를 익히도록 인도하는 것은 비단 그 위의(威儀)를 엄숙하게 만들뿐만 아
                 니라, 또한 응대하고 읍양하여 그 혈맥을 움직이게 하고, 절했다 일어났다 굽혔다 폈다하
                 여 그 힘줄과 뼈를 튼튼하게 하는 것이다. 글을 읽도록 인도하는 것은 비단 그 지각을 개
                 발시킬 뿐만 아니라 또한 침잠하고 반복하여 그 마음을 보존하고, 올렸다 내렸다하며 소
                 리를 내어 글을 읽어서 그 뜻을 펴게 하는 것이다. 무릇 이것들은 모두 그 뜻을 순리대로
                 인도하고, 그 성정을 길들이고, 그 속되고 인색함을 가라앉혀 없애고, 그 거칠고 완고함
                 을 묵묵히 변화시키는 것이다. 그리하여 예의에 점차 나아가되 그 어려움을 고통스럽게 여
                 기지 않게 하고, 중화(中和)에 들어갔으되 그 까닭을 알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대
                 개 선왕이 가르침을 세운 은미한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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