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1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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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양명(王陽明)과 퇴옹(退翁)의 심성론·수행론 비교  • 241




                    을 비교하고 재는 데 다다르게 되면(一涉拘執比擬) 도리어 속박하는
                    것이 된다. 혹은 독특한 의견이나 심오한 경지에 이름이나 열림의

                    보탬이 일시적으로 있다고 하더라도 ‘억측함[意]과 고집함[必]’(『論語』
                    「子罕」第九)의 생각이 흘러들어 와서 잠복한다. 생각건대 도리어 양
                    지(良知)의 장애[障蔽]가 되어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것이 있는 것이
                    다. 63)



                 말하자면 경서가 양지의 밝음을 드러내는데 장애가 될 것을 걱정하
               고 있는 것이다. 무진장의 양지를 깨닫고 그것을 실현하면 경서는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에 불과한 것이다. 이 점에서 퇴옹의 돈오돈수적 입장

               과 그대로 합치된다.





               Ⅳ. 나오는 말

                 -양명과 퇴옹의 같은 점과 다른 점, 그리고 그 맥락에 대해



                 이제 이상에서 논의한 바를 몇 가지로 요약하고, 약간의 해설을 덧

               붙이면서 마무리하고자 한다.

                 첫째, 퇴옹과 양명은 돈오돈수적 깨달음이 먼저 있고 그것을 생애동안
               철학사상적으로 이론화, 체계화하는 방식을 택하는 점에서 동일하다.




                  『
               63)  陽明集』권6, 「答季明德」 : 聖賢垂訓, 固有書不盡言, 言不盡意者, 凡看經書, 要在致吾之
                  良知取其有益於學而已, 則千經萬典, 顚倒縱橫, 皆爲我之所用, 一涉拘執比擬, 則反爲所
                  縛, 守或特見妙詣開發之益, 一時不無, 而意必之見,流注潛伏, 蓋有反爲良知之障蔽, 而不
                  自知覺者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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