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2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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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 • 『퇴옹학보』 제17집




               비유하자면 산정에 올라서서 넓고 큰 경지를 바라본 체험을 산 아래

            의 대중을 고려하며 눈높이에 맞게 서술해가는 방식이다. 따라서 깨달
            은 이후(양명은 37세, 퇴옹은 29세)의 교설과 실천은 깨달음의 풀어내기=연

            역(演繹. 부연설명), 돌이켜 봄=반성, 보완 혹은 강화라는 서사(내러티브)이

            거나 , 보완·강화의 형태에 해당한다.
               둘째, 양명과 퇴옹은 인간의 본성은 선하고 완전무결하여 더 이상 언

            어문자로 보탤 필요가 없다는 성선론적 인간 심성 파악(=심성론)에서 일
            치한다.

               퇴옹은, 양명이 말한 ‘자기의 무진장을 버리고 동냥하러 다니는 거지

            이야기’를 인용하는 대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양명과 동일한 견지(스
            탠스)에 서 있었다. 아울러 태양의 구름의 은유, 금의 분량이 아니라 순

            도의 문제라는 대중을 위한 서사(내러티브)는 거의 합치하는 것이었다.
               셋째, 수행론에서는 양명과 퇴옹의 이론적 논의 형식의 측면에서는

            일치하나 실제적 현실적 차원의 대응에서, 양명은 수행마저 방편이라 보

            는 자연주의, 자유주의의 길을 열었고, 퇴옹은 수행마저 방편이라는 단
            언(斷言)에서 엄격주의, 엄숙주의, 경건주의를 어느 정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양명은 욕망도 긍정하기에 이르지만, 퇴옹은 3세6추의 미세 망념까
            지 긍정하지는 않고 그것을 없애야 한다는 엄격성을 여전히 보이고 있

            다. 태양(=본성, 性善, 如來佛性)을 가리고 있는 구름(욕망, 분별망상)을 어떻

            게 없애는가에 대해, 양명은 만가성인론에서 보듯이, 누구나 수행 없이
            도 ‘이미 있는 그대로’[現成: 현재완성] 모두 성인이라는 ‘대중적 유교’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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