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4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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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가운데 가장 많은 自家註釋을 채록한 특색 있는 주해본을 양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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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이 되었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하였다.
한편 서재영과 최원섭의 연구는 성철 사상의 특성이 전통 계승이나
그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함께 독자적인 자기완성에 있었다고 하였다. 우
선 서재영은 “성철의 중도사상의 핵심을 담고 있는 『백일법문』은 학문
을 직업으로 삼는 학자의 저작이 아니라 종교적 정통성과 권위를 擔
持한 종정스님의 저작이라는 점에서 다른 어떤 전문 서적 못지않은 신
뢰성을 갖고 있다.”고 하였다. 둘째, 백일법문의 주제는 불교의 핵심적
사상, 돈오돈수와 같은 수증론 등 심원한 불교사상과 수행에 관련된 내
용들이다. 그러므로 『백일법문』은 평생을 수행으로 일관된 투철한 수행
자의 논저라는 점에서 내면적 검증을 거친 책이라고 볼 수 있다.”고 하
였다. 서재영은 결국 “성철의 백일법문은 부처님의 올바른 가르침으로
돌아감으로써 불교의 본래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성철스님의 투철한 가
치관에서 배어나오는 치밀한 주제의식이며 그것은 불교의 본분사에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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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하다.” 고 하였다. 이른바 성철사상에서 불교사상과 수행을 계승하
는 불교전통의 경향과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반면 최원섭은 1967년 12월 4일부터 1968년 1월 23일까지 진행된
백일법문의 내용과 구성을 분석하였다. 그는 “백일법문 강의노트의 ‘法
會示衆’과 ‘顯悲偈’는 백일법문이 전체 불교 교리를 설명하는 형식으로
되어있기는 하지만 개론서와 같은 성격을 갖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총
43) 문광(권기완, 2017a), 358.
44) 서재영(2005), 77-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