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3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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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한국불교 고승연구의 흐름과 성찰  • 283




               宗旨와 大義가 명확히 드러나게 하는 것이었고, 禪敎觀은 捨敎入禪이

               아닌 禪體敎用의 특성을 띠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의 수행관은 근현
               대 한국의 선사들과는 달리 『원각경』이나 『능엄경』의 대승경전과 천태학

               과 묵조선의 觀法까지 방대하게 수용하는 포용성을 보였다. 심지어 간

               화선과 이러한 관법들 사이에 우열이 없다는 ‘看話·觀法  無優劣論’을
               주장하여 그의 일관된 무애  원융사상을 보여 주었다. ‘간화선 지상주

               의’에서 벗어난 탄허의 열린 수행관은 현대사회에 필요한 참선법의 새로
               운 정립을 위해 간화선과 위빠사나 수행 사이에 편견 없는 토론과 연구

                                                    42)
               를 견인하기에 충분할 만큼 의의가 있다.”고  하였다.
                 그런가 하면 탄허의 道家와 儒家철학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었는데, 문
               광은 탄허의 “『南華眞經譯解』에서 인용한 총33家의 주석을 내편 7편으로

               나누어 각각 분석하였으며, 각 편의 핵심을 ‘無己’, ‘物化’, ‘緣督’, ‘心齋’, ‘忘
               形’, ‘坐忘’, ‘渾沌’의 키워드로 추출하고 이에 대한 탄허의 불교적 해석과

               회통적 주석을 고찰했다. 그 결과 탄허가 我法俱空의 無我, 中道, 耳根

               圓通, 生死解脫, 靈知, 現存一念의 起滅 이전의 경지 등의 불교적 교리
               를 통해 『장자』의 중심사상을 會釋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결론적으

               로 “탄허는 불교를 통해서 『장자』를 온전히 이해하게 되었기에 그의 불

               교적 해석과 회통사상은 단순한 지향이나 관념이 아닌 본인의 수행과
               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귀결된 것으로 파악된다. 불교를 통하고 난 뒤 비

               로소 『장자』의 의문점이 환히 풀렸던 자신의 체험과 신념이 그의 경전





               42)  문광(2016, 권기완),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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