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5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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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옹성철의 중도법문이 한국불교에 미친 영향 • 195
중에 하나로 소개하고 있다. 불교와 다른 종교를 구별짓는 기준이 중도
사상이라고 평가함으로써 중도의 의미를 높이 평가하고 있지만 내용에
대한 소개는 역시 소략하다.
이 밖에 불교대학의 교재로 사용되었던 동국대 출판부의 『불교학개
론』에서도 십이연기를 설명하는 항목과 용수의 중관사상을 다루는 항
목에서 중도사상을 일부 설명하고 있다. 『잡아함경』의 난타비구의 예를
들어 “세간의 집(集)을 여실하게 바로 보면 세간이 없다는 견해가 있을
수 없고, 세간의 멸(滅)을 여실하게 바로 보면 세간이 있다는 견해가 있
47)
을 수 없다. 여래는 그 끝을 떠나 중도에서 설한다.” 는 내용을 소개하
고 있다. 이 내용은 고익진의 설명과 일치하고 있어 고익진의 설을 수용
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불교사상을 개괄하는 개론서나 불교의 사상적 체계를 다루
는 개론서 등에서는 중도사상에 대해 다루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비
중이나 분량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며, 시기적으로 백일법문이 설해진
뒤에 출판된 책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럼에도 퇴옹의 경우처럼 중
도사상에 입각해 불교사상을 체계화하려는 시도는 찾아볼 수 없다. 중
도사상을 불교사상의 특징으로 소개하고 있지만 중도사상으로 불교사
상을 종합하는 차원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런 경향은 논문이나 저널로 대상을 확대해도 별반 다르지 않다. 백
일법문이 설해지기 전에 발표된 중도사상을 주제로 한 논문이나 저널의
47) 교양교재편찬위원회(1988), 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