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9 - 퇴옹학보 제18집
P. 199

퇴옹성철의 중도법문이 한국불교에 미친 영향 • 199




               었음을 알 수 있다.



               2. 중도교판의 확립과 한국불교의 독자성




                 흔히 한국불교의 정체성을 일러 ‘통불교’ 또는 ‘회통불교’라고 한다.
               학계는 물론 종단에서 발간하는 교재 등에서도 그렇게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포교원에서 펴낸 교재에서는 한국불교의 특질 중의 하나로

               ‘종파를 넘어선 통불교’로 정의하고 있다.            73)
                 한국불교의 정체성을 통불교로 규정한 최초의 사례는 1930년 육당

               최남선이 쓴 『조선불교』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통불교라는 개념이 대
               중적 인식으로 자리 잡은 것은 해방 이후부터라고 평가받는다. 해방 이

               후 민족주의적 관점에서 한국불교의 정체성 확립이라는 문제의식과 결

               부되면서 통불교 개념이 호국불교와 함께 한국불교의 정체성을 대변하
               는 것으로 굳어졌다는 것이다.          74)

                 이와 같은 통불교 담론으로부터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것은 조계종이
               라고 할 수 있다. 정화 이후 조계종은 한국불교의 모든 전통을 계승한

               주류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불교 담론은 자연히 조계종

                                                                75)
               이 한국불교의 모든 전통을 대표하는 이른바 ‘제종포섭’ 의 개념으로



               73) 조계종포교원(2002), 272.
               74) 김광식(2012), 69.
               75)  조계종 종헌 제1조에 따르면 “본종은 신라 도의국사가 창수한 가지산문에서 기원하여 고
                  려 보조국사의 중천을 거쳐 태고 보우국사의 제종포섭으로서 조계종이라 공칭”한다고 명
                  시되어 있다. 제종포섭의 기원을 태고보우로 소급하고 있으나 이는 정화 이후 종단의 관
   194   195   196   197   198   199   200   201   202   203   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