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0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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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 • 『퇴옹학보』 제18집




                                              36)
            히면 해가 온 세상을 비추는 것과 같다.” 고 했다. 중도의 원리는 쌍차,
            즉 부정을 위한 부정에만 머물지 않는다. 철저하게 양측을 부정함으로
            써 완전한 긍정을 드러내는 것이 쌍차쌍조로 실현하는 중도의 길이다.



               둘째, 존재의 실상으로서 쌍차쌍조

               천태지의는 쌍차쌍조란 중도불이로 가는 방법론을 넘어 존재의 실상

            이라고 보았다. 중생의 눈으로 보면 대립하고 갈등하는 것이 중생의 본

            성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것은 존재의 실상을 모르는 데서 비
            롯되는 것이며, 존재의 실상은 이미 쌍차쌍조가 실현된 중도의 세계라

                                                                 37)
            는 것이다. 퇴옹은 “한 빛깔, 한 향기도 중도 아닌 것이 없다.” 는 지의
            의 말을 인용하며, “진진찰찰 무엇이든, 똥덩이든 흙덩이든 금덩이든, 부

            처든 마구니든 할 것 없이 전체가 쌍차쌍조하는 중도를 완전히 표현한
               38)
            것” 이라고 했다. 눈앞에 펼쳐진 존재의 본질은 이미 중도의 세계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존재의 중도성에 대해 천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 법계는 인연에서 생겨나기 때문에[從因緣生] 체가 다시 유가 아니니
                  [體復非有], 유가 아니기 때문에 공이고[非有故空], 공이 아니기 때문

                  에 유이다[非空故有]. 공과 유를 얻지 못하나[不得空有] 공과 유를 쌍
                  조하여[雙照空有] 삼제가 완연하니 부처의 지견을 갖춘다.”            39)




            36) 성철(2014), 133(상권).
            37) 『마하지관』(T46 1a), “一道中 己界及佛界衆生界亦然非無香一色.”
            38) 성철(2014), 187(중권).
            39)  『마하지관』(T46 15b), “法界從因緣生 體復非有 非有故空 非空故有. 不得空有 雙照空有 三
               諦宛然 備佛知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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