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4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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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 • 『퇴옹학보』 제18집




            천착하는 대승비불설을 비판하고 초기불교와 대승불교의 사상적 연속

            성과 동질성을 확립해 낸 것이다. 이는 근대 일본에서 발원한 비판불교
            학과 결이 다른 한국불교의 독자성을 확립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퇴옹의 이와 같은 인식은 이후 한국불교에 큰 영향을 미쳤다. 첫째는

            승가 내에서 중국 교판의 관점에서 초기불교를 폄하하던 풍토를 바로잡
            은 것이고, 둘째는 근대적 연구방법론에 의해 대승불교를 부정하는 태

            도를 바로잡은 것이다. 다시 말해 백일법문의 중도사상이 거둔 성과는

            첫째, 불교계에 존재하는 두 가지 변견을 치유한 것이다. 백일법문은 전
            통적 교판과 현대적 방법론이 갖는 극단적 폐해를 중도적으로 해소했다

            고 볼 수 있다. 둘째, 불교를 중도라는 사상적 줄기를 통해 통시적으로
            관조할 수 있는 안목을 열어주었다.



            3. 근본번뇌와 깨달음의 본질에 대한 해명



               1) 고의 사회성과 중도


               중도사상을 통해 천명한 퇴옹의 또 다른 요지는 무엇이 중생의 고(苦)
            를 초래하는 근본인가에 대한 것이다. 이고득락하려면 고에 대한 진단

            이 분명해야 하고, 고의 근원이 무엇인지 분명해지면 깨달음이 무엇인지
            에 대한 문제도 분명해진다. 깨달음이란 고의 근원적 문제를 해소하고

            영원한 행복을 얻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퇴옹의 중도

            사상은 중생의 근본번뇌와 깨달음에 대한 관점을 전환시켰다는 점에서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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