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2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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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 • 『퇴옹학보』 제18집




            부파불교는 그와 같은 중도사상에 벗어났으며 용수보살은 그런 오류를

            바로 잡기 위해 파사현정의 기치를 높이 들었다. 그리고 용수보살이 팔
            종(八宗)의 공조로 추앙받음으로써 중도사상은 불교사상의 근간이 되었

            다. 이렇게 확립된 중도사상은 중관과 유식, 천태와 화엄, 삼론종과 법

            상종 등 모든 종파의 근간으로 자리 잡아 왔다는 것이 백일법문의 요지
            이다.

               결국 초기불교에서 대승불교, 나아가 중국의 종파불교와 선종에 이

            르기까지 모든 불교사상의 핵심은 중도사상이 근간이라는 것이 백일법
            문의 결론이다. 여기서 초기불교와 대승불교, 유식과 중관, 천태와 화엄

            등 비록 각 종파의 사상체계와 표현방식은 다를 수 있어도 사상적 근간
            은 중도라는 동일성이 확립된다. 중도사상을 통해 사상적 체계를 세우

            고, 다양한 종파적 전통을 중도사상이라는 근간으로 종합함으로써 소

            위 통불교나 제종포섭의 교학적 논거를 확립한 것이다. 퇴옹은 중도교
            판을 통해 크게 두 가지 점에서 불교사상의 동질성을 확립해 냈다.

               첫째, 초기불교의 가치를 재확인하고 교조의 사상적 권위를 확립한
            것이다. 천태나 화엄 같은 중국불교의 교판은 대승사상 중심으로 확립

            된 체계이므로 자연히 초기불교는 열등한 가르침으로 폄하되었다. 하지

            만 퇴옹은 부처님의 깨침은 중도의 정등각이며, 초전법륜의 핵심은 중
            도라고 보았다. 초기불교는 대승에 비해 열등하다는 중국불교의 교판

            을 반박하고 부처님의 말씀을 불교사상의 뿌리로 다시 확인한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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