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9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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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종의 수행과 신심의 상관성 고찰 • 249




               심원한 깨침의 세계에까지 도달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 이

               런 점에서 묵조의 참구는 바로 범부가 제불과 同體라는 것을 표방하는
                     35)
               것이다.  이에 대하여 굉지는 무분별지를 지탱하고 있는 입장을 다음
               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우리 출가수행자의 본분사에는 원래 실 한 오라기의 부족함도 없
                    고 벗어남도 없다. 그래서 근본으로부터 텅 비고 확철하다.             36)



                 이것은 모든 사람에게 불심이 본구되어 있음을 전제로 삼은 것이다.

               그래서 범부가 바로 이 불심의 본구성을 모르고 밖의 경계에 대한 취사




               35)  여기에서 범부의 개념은 천친의 설명을 빌리자면 聖體衆生이고 凡夫菩薩이다. 이미 발심
                  을 통하여 보살행에 진입해 있는 범부이고 보살행을 통하여 구비되어 있는 성체를 실현
                  하고 있는 대승범부이다. 天親, 『金剛般若論』 卷下, (T25, 793b) “무슨 까닭에 ‘수보리야,
                  그들은 衆生도 아니고 不衆生도 아니다’라고 말했는가. 그래서 게송에서는 ‘(그들) 非衆
                  生과 衆生이란 聖人도 아니며 非聖人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것은 무슨 뜻인가. 만약 이 경
                  전을 믿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중생이 아니다. ‘중생이 아니다’라는 것은 聖體가 없
                  지 않다는 것이다. 聖體가 없지 않다는 것은 범부의 體가 아니기 때문이다. ‘不衆生이 아
                  니다’라는 것은 聖體가 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은 범부중생도 아니고 聖體衆生 아님도 없
                  다. 그래서 저 경문에서는 ‘왜냐하면 수보리야, 중생 중생이라는 것은 여래가 중생이 아
                  닌 것을 이름하여 중생이라 한다고 설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여래가 설한 중생이 아니
                  라는 것은 범부중생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중생 중생이라 설한다. 곧 聖人衆
                  生이기 때문에 중생이 아니라고 설하는 것이다. 何故言須菩提非衆生非不衆生者 偈言 非
                  衆生衆生 非聖非不聖故 此以何義 若有信此經 彼人非衆生 非衆生者 非無聖體 非無聖體者
                  非凡夫體故 非不衆生者 以有聖體故 彼人非凡夫衆生 非不是聖體衆生 如經 何以故 須菩提
                  衆生衆生者 如來說非衆生 是名衆生故 如來說非衆生者 非凡夫衆生 是故說衆生衆生 以聖人
                  衆生是故說非衆生”
               36)  『宏智禪師廣錄』 卷1, (T48, 1c) “我納僧家本分事 元無一絹頭缺少 無一絹頭分外 從本已來
                  虛明廓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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