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2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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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 • 『퇴옹학보』 제18집
라 조신(奧村淨信)이라 언급한다. 부산에 고덕사라는 절을 세운 奧村淨信
행보에 대한 정확한 자료는 확인 안 되지만, 고덕사가 세워진 절터는 초
량 쪽으로 추측하고 있다. 1877년 오쿠무라 조신의 후예인 오쿠무라 엔
신(奧村圓心)이 부산으로 건너오는데, 즉, 일본불교의 첫 조선진출이다.
이때 진종대곡파는 일본거류민을 위한 각종 생활시스템 구축이 주된
목적으로,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에 일본인 거류민의 안정적 생활 기반
을 만드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었다. 대부분의 활동인 종교, 사회사업, 장
제 활동 등을 일본거류민을 대상으로 하고 있었고, 조선인 대상의 포교
활동은 약간 확인되는 정도이다. 또한, 이 책의 “여기서 주의할만한 사
실은 오쿠보(大久保) 내무경 등 국가의 주요 직책의 인물들이 조선 개교
에 대해 오로지 우리 본원사를 지적하였다”라는 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조선을 식민지로 만들기 위한 사전 작업을 일본정부가 진종대곡파에 기
대했음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어쨌든 조선인의 정신적 침략뿐만
아니라 이제 막 조선으로 건너온 가족 단위의 일본인들을 위한 각종 생
활시스템을 마련을 위한 임무가 그들에게 일본정부에서 주어진 임무였
으며 조선인 대상의 포교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전하고 있다.
한편, 진종대곡파가 조선에 정착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먼저 재정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교토 본산의 협조가 필요하였
고, 또한 부족한 금액은 일본 거류민들이 자체적으로 모금을 하기도 하
였다. 때로는 조선왕조에서 내려준 하사금을 받아 공사에 착수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서는 윤번으로 온 승려가 여러 차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