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8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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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 『퇴옹학보』 제18집
로』 사이에 입장의 차이가 발견된다는 점이다. 1967년의 『백일법문』에
서는 현수스님의 설을 취하지 않는다.
현수스님은 제7식을 “위로는 제8식에 합하고 아래로는 제6식에 합
한다〔上合第八, 下合第六〕”고 하여 제7식을 자체가 없으니 그대로 제8
식과 제6식으로만 설명하자고 말했습니다. 이것도 일리가 있는 말
이지만 엄격하게 우리의 정신상태를 분석해 보면 제7식을 두는 것
이 논리상 더 적합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45)
이에 비해 1981년의 『선문정로』에서는 현수스님의 설을 적극 채용
한다.
부처님의 말씀인 『능가경』에서도 제7식은 본체가 없는 것이라 하
였고, 명말 4대 고승 중 한 분인 감산스님도 제7식은 본체가 없다고
하였다. 어디 거기에 그치겠는가? 8식설이 유식의 학설이기는 하지
만 정작 법상종의 소의경전인 『해심밀경』에서는 제6식과 제8식만
거론하였을 뿐 제7식은 나오지도 않는다. 이런 여러 자료를 근거로
추론할 때 제7식설은 『해심밀경』 이후 호법(護法) 계통 유식학파의
학설이지 부처님의 말씀이라 단정할 수는 없다. 46)
제7식의 인정에서 부정으로 입장의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이처럼 제
45) 퇴옹성철(2014), 372.
46) 퇴옹성철(2015), 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