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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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 『퇴옹학보』 제18집
개입한다. 다음 4-3의 인용문을 보자.
是諸衆生이 爲無量〔億諸〕煩惱〔等〕之所覆蔽하야 不識佛性하나니 若
盡煩惱爾時엔 乃得證知明了了하야 如彼力士가 於明鏡中에 見其寶
珠니라. 51)
번뇌망상에 가려 불성을 모르다가 번뇌가 다하면 밝은 지혜를 얻어
거울을 보듯 분명하게 알게 된다는 내용이다. 번뇌의 멸진이란 무엇인
가? 원래의 문장에서는 탐욕〔貪婬〕, 분노〔瞋恚〕, 어리석음〔愚癡〕의 번뇌 52)
로 인해 불성을 보지 못한다고 되어 있다. 성철스님은 제반 번뇌의 멸진
을 3세의 멸진으로 요약해 버린다. 원래 문맥에서는 번뇌의 종류를 말
하는 데 비해, 성철스님은 번뇌의 뿌리를 말하는 것이다. 10지 성인의
53)
분증도 미세 지해에 속하므로 견성이 아니라고 배제 하는 성철스님의
입장에서 번뇌의 멸진이란 가장 깊은 층차의 극히 미세한 극미망상의
멸진이라야 한다.
3세(細)의 극미망상까지 멸진무여(滅盡無餘)하면 자연히 구경무심(究
51) 『大般涅槃經』(T12, 0649b); 퇴옹성철(2015), 78.
52) 『大般涅槃經』(T12, 0408a), “雖有佛性皆不能見, 而爲貪婬瞋恚愚癡之所覆蔽故.”; 『大般
涅槃經』(T12, 0408b), “貪婬瞋恚愚癡覆心不知佛性.”
53) 제성(諸聖)의 분증도 미세지해(微細知解)에 속하여 견성이 아니다. 그뿐만 아니라 추호의
지해가 잔류하여도 증오치 못하고 일체의 지견해회(知見解會)가 철저 탕진되어야 견성케
되므로 분증과 해오를 수도상의 일대장애, 즉 해애(解碍)라 하여 절대 배제하는 바이다.
퇴옹성철(2015),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