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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선의 이해와 실천을 위한 시론 • 47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치를 논하기에 불편하기 때문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근본무명
으로 인해 진여를 움직여 3가지 미세를 형성한다. 이것을 리야라
한다. 말나에는 이런 이치가 없으므로 논하지 않는다. 대상경계에
반응하여 마음의 바다를 움직여 6가지 거친 번뇌를 일으킨다. 이
것을 의식이라 한다. 말나에는 이렇게 외적 대상에 반응하여 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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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치가 없으므로 논하지 않는다.
제8아뢰야식이 3세를 일으키고 제6의식이 6추를 일으킨다. 그런데
말나식은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다만 아뢰야식에서 주체 의식과
대상 의식이 일어나는 일에 이미 관여하고 있고, 제6의식이 이 말나식
에 의지하여 일어난다. 분명한 작용은 있으나 자기 본체가 없으므로 별
도로 논의하기에 불편하다. 그래서 논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성철스님 역시 ‘제7말나(第七末那)를 별론하지 않아도 수도상(修道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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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관계없으므로’ 이를 논의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취한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말나식의 설정 여부와 관련하여 『백일법문』과 『선문정
의 업을 일으키는 起業相, 업으로 인해 고해에 떨어지는 業繫苦相. 『大乘起信論』(T32,
0577a) 참조.
43) 『大乘起信論義記別記』(T44, 0290c), “以義不便故, 何者. 以根本無明, 動彼眞如, 成於三
細, 名爲梨那. 末那無此義, 故不論. 又以境界緣故, 動彼心海, 起於六麤, 名爲意識. 末那無
此從外境生義, 故不論也.”
44) 퇴옹성철(2015), 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