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4 - 퇴옹학보 제18집
P. 44

44 • 『퇴옹학보』 제18집




            치지 못한 입장에서 스스로 중도불이의 반야로 관조하고 있다고 착각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내외명철은 그 경계가 분명하다. 스스로 짚어보아
            자신이 심신의 차별상에 묶여서 안과 밖을 별개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이것을 확실하게 벗어났는지 분명하게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성철스님이 굳이 내외명철을 깨달음의 기
            준으로 제시한 것은 바로 이러한 구체적 점검 가능성 때문이었다. 아니

            나 다를까! 성철스님은 강설을 통해 오매일여와 마찬가지로 ‘내외명철
                                                39)
            은 실제로 견성한 이가 아니면 알 수 없다’ 고 하여 그것이 실제 체험의
            경계임을 강조한다.

               이렇게 볼 때 오매일여-그것은 숙면일여이다-에 도달하여 그것을 투
            과한 실제 체험이 있었는가 하는 것이 수행에 대한 점검의 기준이라면

            내외명철은 깨달음에 대한 점검의 기준이 된다. 나아가 오매일여에 머물

            지 않고 확연히 깨칠 때 나타나는 것이 내외명철의 경계이므로 이것은
            최종 점검에 해당하는 것이기도 하다.





            Ⅳ. 구경무심론, 성철선의 제3종지




               『선문정로』를 관통하는 또 하나의 주제의식은 구경무심론이다. 그래

            서 구경무심론은 성철선의 제3의 종지가 된다. 성철스님은 유식학의 논






            39) 퇴옹성철(2015), 239.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