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0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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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 『퇴옹학보』 제18집
를 두는 일을 제8마계에 머무는 일로 규정하여 극력 배제한다. 제8아뢰
야식인 극미세망상까지 영단한 무여열반이라야 진정한 무심이고 견성이
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다음과 같은 비판적 논의를 전개한다.
만약에 객진번뇌(客塵煩惱)가 여전무수(如前無殊)하여 6추도 미제(未
除)한 해오(解悟)를 견성이라고 한다면 이는 정법을 파멸하는 용서할
수 없는 대과오이며 불조(佛祖)의 반역이다. 48)
성철스님은 현수스님의 입장에 무게를 실어주는 논의를 전개하지만
보다 큰 목적은 표면적 자아의식의 소멸을 깨달음으로 인정하는 수행풍
토의 비판적 성찰에 있었다. 따라서 제7말나식에 대한 논의를 생략한
다는 현수스님의 입장에 적극 동의한 것이다. 이를 통해 의식과 말나식
의 소멸에 의미를 두지 말고 아뢰야식 3세의 궁극적 소멸에 수행의 핵
심을 두어야 한다는 주장을 전개한다. 불성을 뚜렷하게 보는 견성은 심
의식이 완전히 소멸한 구경무심의 성취를 통해 일어난다. 구경무심은
구체적으로 아뢰야식의 소멸을 통해 구현된다. 그러니까 무심의 순도,
견성의 진실성은 아뢰야식 3세의 타파 여부에 의해 결정된다. 성철스님
은 이렇게 말한다.
몽중일여(夢中一如)의 화엄 7지위(七地位)는 아직 6추의 영역이요 숙
면일여(熟眠一如)인 자재위(自在位)에서 비로소 제8리야(第八梨耶)인 3
48) 퇴옹성철(2015), 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