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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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무상정을 무심으로 여기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꿈에서의 집착과 번

            뇌는 여전하다. 그러므로 무상정은 진정한 무심이 아니다. 다시 꿈속에
            집착과 번뇌가 사라졌다 해도 꿈 없는 숙면의 차원은 3세 번뇌의 지배

            속에 있다. 그러므로 멸진정 또한 진정한 무심이 아니다. 3세의 능견상,

            경계상과 그 뿌리인 무명업상을 타파할 때라야 진정한 무심의 경계에
            도달한다. 요컨대 아뢰야식으로부터의 벗어남이 있어야 진정한 무심이

            다. 이것이 구경무심론의 핵심이다.

               구경무심론은 아뢰야식 3세의 타파를 강조한다. 이를 위해 성철스님
            은 유식의 논의를 적극 가져오되 제7식을 논의의 범주에서 제외하고자

            한다. 구경무심론의 표종장은 제3장 「번뇌망상」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서는 번뇌라는 것이 결국 생각과 의식 그 자체이며 제6의식과 제8아뢰

            야식의 차원을 타파한 궁극적 무심이 될 때 번뇌의 소멸을 기약할 수 있

            음을 거듭 인증하고자 한다. 현수스님의 문장〔3-1〕을 적극 인용하면서
            3세 6추의 논의에 있어서 말나식을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피력

            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이에 의하면 말나식은 8식과 같이 3가지 미세
                41)
            번뇌 를 일으키지도 않고, 6식과 같이 외적 대상에 반응하여 6가지 거
                   42)
            친 번뇌 를 일으키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논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41)  깨닫지 못함에 상응하여 3가지 모양이 생긴다. 무명업상과 능견상과 경계상이 그것이다.
               깨닫지 못하였으므로 마음이 움직인다. 이것이 무명업상이다. 무명업상의 움직임으로 인
               해 보는 주체가 생긴다. 보는 주체가 있으므로 인해 대상경계가 나타난다. 이에 대해서는
               元曉, 『起信論疏記』(X45, 0216c) 참조.
            42)  6가지 거친 번뇌는 다음과 같다. 3세 중의 경계상을 대하여 그것을 나누는 智相(법집), 분
               별한 둘에 대해 고락을 나누는 相續相(법집), 고락의 분별에 의해 집착을 일으키는 執取
               相(아집), 집착의 대상에 명칭을 붙여 헤아리는 計名字相(아집), 법짐과 아집에 의해 선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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