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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선의 이해와 실천을 위한 시론 •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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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지혜로써 관조하여 내외가 명철하면’ 으로 되어 있다. 원문의 맥락
38)
에서 혜능스님의 지혜는 반야지혜를 가리킨다. 바르고 진실한 반야
〔正眞般若〕로 관조하면 일 찰나 간에 허망한 생각이 모두 소멸한다는 것
이다. 성철스님은 이 지혜를 대원경지〔鏡智〕로 번역한 것이다. 말의 차이
에 불과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 의도는 분명하다. 반야지혜를 내외명철
과 언어적 친연성이 있는 대원경지로 옮기고자 한 것이다. 이렇게 함으
로써 제8식 아뢰야식의 멸진으로 구현되는 대원경지를 내외명철의 설
법과 바로 연결한다. 이를 통해 지혜관조=대원경지=견성=해탈=무념의
등식에 내외명철의 항목이 추가된다.
내외명철은 뚜렷한 실경체험이라는 점에서 성철스님에게 중요하다.
반야지혜로 관조한다는 것은 이원사유를 벗어나 불이중도의 눈으로 본
다는 뜻이다. 자아와 대상 세계의 분할, 지옥과 극락의 구분, 중생과 부
처의 차별이 없는 실상에 안착하는 것이다. 그것은 불이론의 상식이라
서 대부분의 수행자들은 자신이 이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원경지도 실경이고, 반야지혜도 실경이며, 불이중도도 실경
이다. 따라서 알고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은 대부분 착각일 가능성이 높
으며, 알고 이해함이 남아 있는 한 깨달음은 없다.
이처럼 알고 이해하는 일과 실제적 깨달음의 체험 간에는 넘을 수 없
는 단층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뢰야식은 물론 관념조차 떨
37) 『六祖大師法寶壇經』(T48, 0351a), “智慧觀照, 內外明徹.”
38) 『六祖大師法寶壇經』(T48, 0351a), “智慧觀照, 內外明徹, 識自本心. 若識本心, 卽本解脫.
若得解脫, 卽是般若三昧, 卽是無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