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5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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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선의 이해와 실천을 위한 시론 • 55





               래의 지혜도 그와 같다. 모든 것을 아는 일체지(一切智), 애쓰지 않아도 저

               절로 알게 되는 자연지(自然智), 나와 남의 경계에 걸리지 않고 모두 아는
               무애지(無礙智)를 본래 갖추고 있지만 번뇌망상이 먼지처럼 이것을 덮고

               있어 여래의 지혜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망상의 먼지만 제거한다면 이

               미 갖추어진 여래의 지혜가 저절로 드러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맥락의 문장에서 밑줄 친 부분과 같이 일체지(一切智)의 지(智)

               를 생략하였다. 지(智)를 생략하면 명사로서의 일체지(一切智)가 관형어 ‘

               일체의(一切)’가 된다. 이를 통해 첫째, 여래의 모든 지혜를 묶어서 표현
               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중생이 수행을 통해 여래 지혜를 증득하면

               자연지(自然智), 무사지(無師智), 무애지(無碍智), 일체지(一切智), 일체종지(一
               切種智) 등의 현전을 얻게 되는데 이것을 ‘일체의(一切)’라는 한마디로 요

               약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 일체지와 일체종지의 미묘한 차이를 고려하

               였던 것으로 보인다. 일체지와 일체종지는 동의어로 쓰이는 경우도 있고
               구별하여 쓰이는 경우도 있다. 구별하여 쓰이는 경우, 일체지는 보살지,

               일체종지는 불지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因)-과(果)의 관계에 있다. 그러
               니까 일체지는 인위(因位)로서 성문, 연각도 갖추고 있지만, 일체종지는

               과위(果位)라서 여래만이 갖추게 된다. 이에 대한 『대지도론』의 정의를

               보자.




                    일체지는 성문, 벽지불의 차원이고, 도지(道智)는 모든 보살지의 차
                    원이며, 일체종지는 부처의 차원이다. 성문, 벽지불에게는 일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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