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1 - 고경 - 2015년 1월호 Vol.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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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적 관점에서 사성제를 바라보는 것으로 부파불교의 해석
                 이다. 설일체유부에서는 모든 존재의 실체는 항상 존재한다
                 [法體恒有]고 보았다. 이와 같은 유론(有論)에 입각해 보면 존

                 재의 연기적 실상과 사물의 공성 (空性)을 보지 못하고 생멸
                 적 현상으로 보게 된다. 사성제 역시 집착에 의해 고가 발생
                 하며, 도(道)의 실천을 통해 고가 소멸한다고 보게 된다.
                   둘째는 무생사제 (無生四諦)이다. 무생 (無生)이란 ‘남이 없다’

                 는 뜻인데, 남이 없음으로 소멸도 없다. 생멸사제와 정반대가
                 되는 이런 견해는 모든 것을 공(空)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초
                 기 대승불교의 입장이다. 공에 입각해 보면 모든 존재는 생
                 성도 없고, 소멸도 없다[無生無滅]. ‘고집멸도는 없다[無苦集滅

                 道]’는 『반야심경』의 구절이 바로 무생사제를 나타내는 대표
                 적인 명제이다. 공의 관점에서 보면 고가 생하지도 않으며,
                 고가 생하지 않았음으로 고를 발생시키는 원인도 없으며, 고
                 가 생하지 않았음으로 고의 소멸도 없음으로 무생이다.

                   셋째는 무량사제(無量四諦)이다. 이는 대승불교 중에서도
                 보살의 무한한 실천을 강조하는 보살승에서 바라본 해석이
                 다. 보살은 중생을 향한 무한한 자비심과 부단한 실천에 비
                 중을 둔다. ‘나’라는 작은 울타리를 넘어 끝없는 이타적 실

                 천이야말로 고해를 건너가는 바라밀행이라고 보기 때문이
                 다. 보살승에서 보면 중생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 곧 해탈의
                 경계로 들어가는 길이므로 보살의 실천은 한도 없고 끝도
                 없음으로 무량이다.

                   『화엄경』에서는 보살의 실천이 끝없는 이유에 대해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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