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 - 고경 - 2015년 1월호 Vol.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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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같이 설한다. 즉, 중생이 살아가는 세계가 무한하고, 중생
                 이 무한함으로 중생의 번뇌도 무한하다. 따라서 중생의 번
                 뇌를 소멸하기 위한 보살의 실천도 끝이 없다. 무량한 중생

                 을 위해, 다함없는 번뇌의 소진을 위해 끝없이 실천하는 것
                 이 보살의 삶이다. 나와 남이 둘이 아니라는 불이 (不二)의 관
                 점에서 타자를 위한 헌신적 삶이 곧 깨달음의 세계로 들어
                 가는 길이다. 이와 같은 무량사제는 자신의 해탈에 초점을

                 두는 성문과 연각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세계이기도 하다.


                   사성제에 대한 중도적 해석
                   이상 세 가지 해석이 부파불교와 초기대승 문헌에 나타난

                 사성제에 대한 해석이라면 『법화경』을 모토로 하는 일승원
                 교의 관점에서 보는 해석이 네 번째 무작사제 (無作四諦)이다.
                 버릴 번뇌도 없고, 얻을 열반도 없음으로 열반을 얻기 위해
                 무엇을 하거나 인위적으로 지을 것도 없다[無作]는 것이다.

                 생하고 멸하는 모습 이대로가 존재의 근본 실상이므로 번뇌
                 속에 보리가 있고, 보리 속에 번뇌가 있다. 나고 죽는 생사
                 가 그대로 진여 (眞如)이기 때문에 ‘고(苦)’를 찾아도 고가 없
                 으며, 생사가 곧 진여이므로 굳이 중생의 삶을 떠나 열반을

                 추구할 이유도 없다.
                   이 경지에 이르면 부처냐 마구니냐, 옳으냐[是] 그르냐[非]
                 를 두고 대립하고 갈등하는 싸움도 사라진다. 번뇌와 보리, 부
                 처와 중생이라는 경계가 사라지고 모든 것이 원융하고 걸림

                 없는 세계가 됨으로 이를 달리 중도사제 (中道四諦)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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