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고경 - 2016년 8월호 Vol.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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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오돈수(頓悟頓修)라 이름합니다.
그러면, 돈수라는 것이 깨달음에 어떤 도움이 되는가 한
번 정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기가 본래 부처라는 것을
이해하여 정견을 세우고 믿음과 발심을 내어 그렇게 공부해
가는 사람은 몇 가지 점에서 다릅니다.
먼저, 자기 스스로 본래부처라는 자존감과 자신감이 나와
서 언제 어디서나 당당합니다. 그리고, 항상 스스로 본래부처
라 알고 믿고 그것을 바탕으로 공부해 나가니 역경계나 순경
계를 만났을 때도 덜 흔들리고 쉽게 중심을 회복합니다. 짜
증이나 화가 나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욕망이 일어나거나 집
착할 때도 본래부처인데 이러면 안 되지, 삼독심이 나는 것은
착각이고 집착이지 하고 쉬이 정견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인간관계나 수행에서도 매우 유용합니다. 나와 너, 번
뇌와 지혜, 중생과 부처, 노와 사, 갑과 을, 심지어 돈수와 점
수 같은 양변을 나눠 보고 분별망상이 일어나면 착각이다,
쌍차쌍조해서 다 아울러야지 하면서 중도 정견으로 대처해
나갈 지혜가 나옵니다. 우리가 본래부처라는 것을 확신하는
사람은 자기가 본래부처라는 가치를 아니까 착각에서 벗어나
기 위해 깨달음이라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적극적이고 즐
겁게 공부해 나갈 수 있습니다.
박희승(중효) ● 성철선사상연구원 연구실장, 봉암사 세계명상마을사업단장, 동국
대 평생교육원과 불교인재원, 겁외사에서 “생활참선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선
지식에 길을 묻다』와 『고우스님 육조단경 강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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