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0 - 고경 - 2016년 12월호 Vol.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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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어록의 뒷골목                  ●   글 _ 장웅연





                인생은 눈 내린


                설악산이더라












                  ●
                            대구 동화사에서 열린 간화선 대법회에 이틀간
                다녀왔다. 내게 할당된 업무는 두 스님의 법문을 정리하는 일
                이었다. 한 선승(禪僧)은 “간절하고 꾸준하게 화두를 들면 인

                생이 바뀐다.”며 지속적인 정진을 당부했다. 시원시원했다. 또
                다른 선승은 어눌하고 더듬는 편이었다. 깡마른 목소리로 더
                구나 자주 끊기면서 나오는 설법은 그러나 표창(鏢槍)과 같아
                서, 가슴 한쪽에 피를 냈다. “이 대법회조차 환유(幻有, 헛것)입

                니다. 여기에 불법 (佛法)이 있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그냥 다
                부처에요.” 왠지 통쾌했다면, 불경 (不敬)일까.
                  생각에 지배당하지 않는 방법은, 생각에 연연하지 않는 것
                이다. 그렇다. 무심 (無心)이면 그만이다. 거기가 깨달음이고 삶

                의 완성이다. 따로 구할 필요도 애써 공부할 필요도 없다.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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