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2 - 고경 - 2018년 7월호 Vol.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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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 비구한테 등을 좀 두드려 달라고 했다. 그러나 옆에 있던 비구는 ‘몸에
           손대지 말라’는 규정을 들먹이며 그대로 두었다. 급체한 비구는 그 자리에
           서 숨졌다(원래 미운 털이 박힌 놈이라, 이때다 하고 보내버린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아무튼 부처님이 만든 법 때문에 사람이 죽게 되자 이 일을 알렸다. 그러

           자 부처님께서 ‘비구는 다른 비구를 화가 나서 고의로 때리지 말라’고 고치
           고, ‘아픈 비구는 예외로 한다’는 조항을 추가하셨다.



             상좌비구니는 제자에게 걸식을 강요하지 말라 - 앵벌이금지법

             예쁜 비구니가 있었다. 걸식을 나가면 사람들이 넋을 놓고 쳐다볼 정도
           로 출중하게 생겼다. 그 마을에 장사꾼이 하나 살았는데 아내를 잃고 상심
           하다가 걸식을 나온 그 비구니를 보고 욕심이 일었다. 작업을 걸기로 작정

           하고 맛난 음식을 준비해서 매일같이 보시했다. 서로 친숙해지자 남자는

           본심, 아니 흑심을 드러내며 이렇게 물었다. “내가 음식을 주는 뜻을 그대
           는 알고 있는지요?” “복을 짓기 위해서이겠지요.” “그것 때문이 아니요. 나
           는 아내를 잃었는데 당신을 보니 몹시 탐이 나오. 나를 따르지 않겠소?” 비

           구니는 안 될 말이라며 딱 잘라 거절했다.

             애가 탄 남자는 자기 아내가 되면 맛난 음식은 물론, 화려한 옷과 비싼
           보석들을 부족함 없이 주겠다며 거래를 시도했으나 돌아온 대답은 마찬가
           지였다. 보다 못한 남자의 친구가 나서서 위협을 했다. “그럴 생각도 없으

           면서 이제까지 음식은 왜 받아먹었냐. 기어코 싫다고 한다면 옷을 벗기고

           발우를 빼앗겠다.” 그러자 또 다른 친구가 나서서 말렸다. “왕이 부처님을
           믿고 존경하는데 이 일을 알게 되면 우리를 엄하게 다스릴 것이다. 비구니
           를 어서 돌려보내는 것이 좋겠다.” 비구니는 그 자리를 간신히 모면했으나

           동네 여론은 그의 편이 아니었다. “어째서 비구니가 더러운 마음을 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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