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고경 - 2018년 7월호 Vol.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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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代國. 315∼376), 선비족 걸복乞伏씨의 서진(西秦. 385∼431), 티벳계 저족
부苻씨의 전진(前秦. 350∼394), 강족 요姚씨의 후진(後秦. 384∼417) 등 이름도
다 기억하기 힘든 많은 나라들이 관중·관동 지방을 중심으로 명멸했다.
이들 가운데 불교와 관련해 기억할 필요가 있는 국가는 갈족 석石씨의
후조(後趙. 319∼351), 티벳계 저족 부苻씨의 전진(前秦. 350∼394), 강족 요姚씨
의 후진(後秦. 384∼417), 흉노족 저거沮渠씨의 북량(北凉. 401∼439) 등 네 나
라다.
정치적 부패가 불러온 민란
주지하다시피 분열과 혼란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근원을 좇아가면
후한(25∼220) 말의 정치적 부패와 여기서 파생된 민란民亂에 연결 된다. 그
위에 여러 원인들이 더덕더덕 붙어 삼국시대(220∼280)부터 589년에 이뤄
진 수의 통일 이전까지 약 369년간의 분열을 불러 왔다.
후한 영제靈帝 중평中平 원년인 서기 184년, 거록(鉅鹿. 하북성 邢台) 땅의
장각張角이 부적과 주문으로 10년간 병을 치료하며 모은 무리들을 이끌고
감연히 봉기했다. 자신들을 정부군과 구별하기 위해 황색 두건을 머리에
둘렀기에 이들을 황건적黃巾賊이라 부른다. 민란을 평정하는 과정에 시대
의 영웅들이 속속 등장했다. 원소, 조조, 유비, 손견孫堅 등이 그들이다. 난
이 평정된 뒤, 영제에 이어 14살의 황자 변弁이 즉위하자 하태후와 오빠 하
진何進이 정무를 보살폈다. 우유부단한 하진을 십상시十常侍 등 환관들이
궁중에서 암살하자, 격분한 원소 등이 궁중에 들어가 2천여 명의 환관을
모조리 죽여 버렸다. 이때가 서기 189년. 하진의 부름을 받고 때마침 낙양
에 도착한 동탁董卓이 환관과 대장군이 빠진 그 틈을 낚아채 권력을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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