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 - 고경 - 2018년 7월호 Vol.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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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晉紀28에 있는 부견의 멸망에 대한 사마광의 평가가 그것이다.


                 “신 사마광 아룁니다: 역사를 평가하는 논평자들은 선비족

                 모용수와 강족 요장을 죽이지 않아 전진의 부견왕이 망했다

                 고들 합니다. 신은 홀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옛날 허
                 소(150∼195)가 위무제 조조에 대해 ‘잘 다스려진 시대에는 간
                 사한 도적, 어지러운 시대에는 영웅’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

                 다. 만약 부견이 나라를 다스릴 때 이치에 어긋남이 없었다

                 면, 모용수와 요장은 모두 진국의 유능한 신하가 됐을 것입
                 니다. 두 사람이 어찌 감히 나라를 어지럽혔겠습니까? 부견
                 이 망한 이유는 신속하게 승리를 쟁취해 오만해졌기 때문입

                 니다.

                 옛날 위문제 조비가 이극에게 오나라가 망한 원인을 물었
                 습니다. 이극이 대답했습니다. ‘자주 전쟁을 일으키고 자
                 주 승리하는 것이 멸망의 길입니다.’ 위문제가 말했습니

                 다. ‘자주 전쟁을 일으키고 자주 승리하는 것은 나라의 복

                 이 아닌가? 왜 망국의 이유가 되는가?’ 이극이 말하기를
                 ‘자주 전쟁을 일으키면 백성들이 피폐해지고, 자주 승리
                 하면 임금은 교만해집니다. 교만한 군주가 피폐한 백성들

                 을 다스리면 망하지 않을 방법이 없습니다.’ 진왕 부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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