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고경 - 2018년 7월호 Vol.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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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들었습니다. 고대 삼대(하·은·주)의 나라를 망하게 한
임금들은 지켜야 할 기본적인 규칙들을 지키지 않고, 일시적
인 감정을 만족시킨 자들입니다. 그래서 나쁜 행동이 사서에
기록돼 후세의 비웃음을 사고 있습니다. 반면 반희는 어가에
타지 않아 아름다운 이름을 후세에 남겼습니다. 도안은 머리
를 깎고 출가자의 옷을 입은 자입니다. 감히 어가에 타게 해
서는 안 됩니다.’ 부견이 얼굴색을 바꾸고 말했다. ‘도안 스님
의 정신은 최고의 신묘한 경지에 도달했고, 세상 사람들 모
두가 그의 덕행을 존경한다. 짐이 천하를 중시하는 것보다 더
도안 스님을 무겁게 여긴다. 마차를 타는 것은 도안 스님에
겐 영광이 아니다. 오히려 (도안 스님을 태움으로써) 짐의 덕행이
드러나게 된다.’”
15)
부견이 이처럼 존중했던 도안도 동진 정벌을 반대했다. 『진서晉書』권114
「재기載記제14 부견苻堅 하下」에 관련 문답이 있다.
“(부견이) 권익에게 도안을 부축해 마차에 오르게 하도록 시켰
다. 부견이 고개를 도안 스님 쪽으로 돌려 말했다: ‘짐은 스님
과 더불어 강남의 오나라와 월나라 땅을 거닐 생각이오. 여섯
15) “ 遊於東苑, 命沙門道安同輦. 權翼諫曰: ‘臣聞天子法駕, 侍中陪乘, 淸道而行, 進止有度. 三代末主,
或虧大倫, 適一時之情, 書惡來世. 故班姬辭輦, 垂美無窮. 道安毁形賤士, 不宜參穢神輿.’ 堅作色曰:
‘安公道冥至境, 德爲時尊, 朕擧天下之重, 未足以易之. 非公與輦之榮, 此乃朕之顯也.’” [唐]方玄齡
等 撰, 簡體字本二十四史13 『진서晉書』卷114「載記第14」, 北京:中華書局, 1999, p.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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