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고경 - 2018년 8월호 Vol.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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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 현원지학玄遠之學 즉 현학玄學이었다. 현학은 형이상학形而上學 이라고
도 한다. 추상적인 개념과 사변思辨으로 경험세계를 넘어서는 유有·무無와
본本·말末(만물의 근원 즉 본체론本體論), 재능才能과 성질性質(인성人性 탐구),
일一과 다多(사회가 존재하는 근거), 성인聖人의 조건(이상적 인격) 등을 주요한
주제로 다루었기 때문이다.
위진남북조시대를 현학의 시기로 파악하는 것은 중국철학을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선 이미 공인된 사실이다. 20세기 중국을 대표하는 철학자
가운데 한 명인 펑요우란(馮友蘭. 1895~1990)은 「『중국철학사신편』서론」에서
“중국역사상 정치·경제·문화 등 각 방면에 근본적인 영향을 끼친 변화
가 세 번 있었다. … 한 번은 고대; 한 번은 근대; 한 번은 현대에 일어났
다. 춘추전국시대의 변화가 첫 번째; 봉건사회에서 半식민지·반半봉건사
회로의 전환이 두 번째; 半식민지·반半봉건사회에서 사회주의로의 변화
가 세 번째다. … 세 번의 변화를 중심으로 중국역사를 나누면 춘추전국
시대 이전[고대古代]; 춘추전국시대 이후부터 봉건사회말기까지[중고中古];
半식민지·반半봉건사회부터 신민주주의 혁명시기[근대近代]; 사회주의 혁
명과 사회주의 건설시기[현대現代] 등이 그것이다. … 중고中古시대는 다시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전한과 후한; 위진남북조시대부터 수·당까
지; 송·원·명·청시대 등이다.” 고 전제한 뒤 위진남북조의 중심철학
5)
을 현학, 수·당의 중심사상을 불학佛學으로 각각 규정하고 자신의 논지를
4) 중국에 현존하는 문헌기록상 『주역·계사 상上』에 형이상학이라는 말이 처음으로 나타난다. “형체로
나타나기 이전의 상태를 도라 하고, 형체로 나타난 이후의 상태를 기라 한다.[形而上者謂之道, 形而
下者謂之器]”
5) 馮友蘭著, 『三松堂全集』第八卷, 鄭州:河南人民出版社, 2001, pp.4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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