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 - 고경 - 2018년 10월호 Vol.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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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리는 풍요와 다산을 의미하는데 그것은 아이라바타의 어머니인 이라바
티Iravati에서 찾을 수 있다. 석가여래의 태몽에 코끼리가 등장하는 것은 인
드라와 코끼리의 상징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살의 운명이 인류의 행복과
안락을 위한 것임을 천명하려는 것이다.
남인도 아마라바티에서 발견된 ‘태몽’ 장면은 침상 위에 누워있는 마야
왕비, 위아래에 표현된 시녀들, 마야 왕비를 사방에서 지키고 있는 사천왕
그리고 화면 위 도솔천에서 내려오는 보살이 코끼리로 등장하고 있다(사진
5). 간다라의 태몽 장면에서는 무기를 든 여자들이 마야왕비를 호위하고
있는데 반해 남인도의 아마라바티 조각에서는 남신男神인 사천왕이 사방
에서 마야왕비를 지키고 있다.
“보살의 모태로 내려갈 때 제석천은 즉시 사천왕을 보내 마야왕비를 호
위하게 했는데 각각의 사천왕은 날카로운 칼, 비단 노끈, 창, 활과 화살을
손에 들었다. 왜냐하면 모든 악마들이 그 어머니에게 틈을 타 나쁜 짓을
할까 두려워했기 때문이다”는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파승사』의 내용을
상징하듯, 화면 상단 왼쪽에는 오른손에 칼을 든 사천왕이 있어 주목을 끈
다.
유근자
「간다라 불전도상佛傳圖像의 연구」로 문학박사학위 취득, 동국대학
교 예술대학 겸임교수, 강원도 문화재전문위원. 저서에 『조선시대
불상의 복장 기록 연구』, 공동 저서로 『치유하는 붓다』·『간다라에
서 만난 부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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