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2 - 고경 - 2018년 10월호 Vol.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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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관 이야기 2



                             공空이란 무엇인가?



                                               배경아 | 동국대 불교학과 전문연구원





             용수는 『중론』에서 ‘대승’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았다. 대승을 거론할

           때 등장하는 반야, 혹은 반야바라밀이라는 용어에 대한 언급도 없다. 용수

           사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공空’을 ‘대승’이나 ‘보살’ 등과 연관지어 논
           의하는 것은 이보다 한참 후의 일이다. 그런데도 학자들은 용수를 반야사
           상을 계승하여 대승을 크게 일으킨 논사로 평가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대

           승 8종파의 조사라고도 한다. 또한 잘 알려져 있듯이 대승불교에서 대승논

           사로서 그 이름이 처음 등장하는 것도 용수이다. 그 이유는 대승불교가 일
           어나게 된 배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반야계 경전과 대승불교



             대승불교는 기원전후 백년 경에 성립했고 대승경전은 붓다의 사후 3, 4
           백년 후에 등장했다는 것이 통설이다. 이 시기의 인도는 그야말로 변화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불교 내부적으로는 정법正法이 사라지고 있다는 위

           기의식이 있었고 외부적으로는 인도 자재신(이슈바라신) 신앙이 확산되고
           흰두교가 성립하고 있었다. 또한 고전 상키야 학파와 바이쉐시까 학파 등
           이 등장하며 정통 바라문의 실재론적 사유체계를 공고히 하고 있었다. 문

           화적으로는 인도의 각 지역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와도 교역하면서 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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