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1 - 고경 - 2018년 10월호 Vol.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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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한마디로 말하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했다. 그러자 성
철 스님께서는 “야 이놈아! 너는 그것도 모르냐!”라고 야단을 치
시면서 ‘심心’(마음)이라고 대답하셨다고 합니다.
독자 여러분! 이 장면들은 무엇에 대한 가르침일까요? 다시 말해 공통
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마음’에 대한 가르침이죠. 위에서 인용한 부처님
과 선사들의 가르침을 순서대로 한번 살펴봅시다.
1)
<장면1>은 전부 초기경전[법구경Dhammapada , 숫타니파타Sutta-nipāta ]
2)
과 대승경전에 등장하는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장면1>의 첫 번째 게송
은 불교신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인데, 너무나 유명한 ‘칠불
통계七佛通誡’입니다. 이처럼 칠불통계에서는 부처님의 핵심 가르침을 ‘마
1) 담바파다Dhammapada란 ‘진리의 말씀’이라는 의미이며, 총 26장의 423게송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경
전은 초기교단 내에서 다양한 형태로 전해지던 시구를 모아서 편집한 것으로, 경전 중에서 가장 오래
된 것이다. 특히 불교의 윤리적 교의를 가르치고 있으므로 불교 입문의 지침서로서 동서양에 가장 널
리 알려진 경전이다. 지금은 절판되었지만, 한국에서는 법정 스님께서 번역하신 『진리의 말씀(법구경)』
이 유명하다. 필자도 늘 가까이에 두고 읽고 있다.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경문은 “실로 미움(원한)은
미움에 의해서는 멈추지 않는다. 미움을 버릴 때 비로소 멈춘다. 이것이 영원한 진리이다.”는 구절이
다.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쉬운 경문이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 이 경문은 제2
차 세계대전 후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1959)에서 당시 스리랑카의 외무부 장관이었던 자야와르데네
가 일본의 전쟁배상의무를 면제해 주는 연설 마지막에 인용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되었다. 독자
들께서도 한번 읽어보시기를…
2) 전체가 5장(사품蛇品, 소품小品, 대품大品, 의품義品, 피안도품彼岸道品)으로 구성되어 있는 초기불교 경전으로, 『진
리의 말씀(법구경)』과 더불어 부처님의 원음을 알 수 있는 가장 오래된 것이다. 「사품蛇品」의 제1경에는
“수행자는 뱀이 묵은 허물을 벗듯이 피안彼岸이든, 차안此岸이든 모두 버려야 한다.”라는 구句를 반복
하고 있으므로 「사경蛇經」이라 불린다. 특히 제3경의 “코뿔소Khaḍgaviṣāṇa처럼 혼자서 가라”는 시구가
가장 유명하다. 대표적인 경문을 보면 “만남이 깊어지면 사랑과 그리움이 생긴다. 사랑과 그리움에
는 고통이 따른다. 사랑으로부터 근심 걱정이 생기는 줄 알고, 코뿔소(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가르침인데, 필자가 대학생 때 가장 좋아 했던 경문이다. 법정 스님께서 가장 좋아 했던 경문은 “홀
로 걸어가고, 게으르지 않으며, (타인의) 비난과 칭찬에도 흔들리지 않고,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
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남에게 이끌리지 않고 남을 이끄
는 사람. 현자들은 그를 성인으로 안다.”는 구절인데, 필자도 삶의 지침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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