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고경 - 2019년 1월호 Vol. 69
P. 52
“네가 직접 마셔보면 알 수 있
다.”는 지극히 당연한 대답만
돌아오는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중국 위진남북조 시
대를 풍미한 『대승기신론』은 반
야계 경전들이 중시한 ‘우주와
존재의 본체 문제’와 여래장계
경전들이 강조한 ‘심성 문제’를
심心에 종합·융합해 편찬한
책이라 할 수도 있다. ‘세간과
출세간의 본체本體’를 모든 중
생들이 가지고 있는 ‘일심一心’
에 통합해 귀속시키고 있다는
박건주 씨의 저서
『중국 초기 선종 능가선법 연구』. 점에서 그렇다. 특히 “일체 중
생은 모두 불성을 가지고 있
다.”(『대반열반경』 권제7 「여래성품」)는 구절의 ‘불성’을 『대승기신론』이 ‘중생심’
으로 바뀌어 설명한 데서 이 점은 두드러진다. 이 일심一心은 ‘이문二門’에
서 고찰된다. 본체로서의 마음은 깨끗하고 움직이지 않는 심진여문心眞如
門에, 오염되고 번뇌에 쌓인 마음은 심생멸문心生滅門에 각각 해당된다. ‘같
지도 않고 다르지도 않은[불일불이不一不異]’ 이 둘[심진여문과 심생멸문]이 ‘우주
의 본체’가 된다. 진여는 일심의 체體가 되고, 생멸은 일심의 용用이 되는
것이다. 이 둘은 ‘서로 떨어지지 않는[불상리不相離]’ 관계다.
『대승기신론』의 이 결론에 따르면 ‘일체 중생의 마음’은 세간과 출세간의
모든 것을 가진 존재이자, 모든 것을 파생派生시킬 수 있는 존재다. ‘다른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