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6 - 고경 - 2019년 2월호 Vol.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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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승조)는 『유마경』과 『법화경』을 연구했기에 실상을 깊이 체득했다. 그래
서 불천不遷은 속제에 합당하다고 파악했고, 불천이라는 속제의 본성을
체득했기에 곧바로 진제도 깨달았다. 이로써 불천不遷의 종지가 마음에
뚜렷하게 드러났다.
31)
[본문 2] ① 夫生死交謝, 寒暑迭遷 , 有物流動, 人之常情. 余則謂之不
33)
32)
然. 何者? ② 《放光》云: “法無去來, 無動轉者.” ③ 尋夫不動之作 , 豈
34)
釋 動以求靜, 必求靜於諸動. ④ 必求靜於諸動, 故雖動而常靜; 不釋動以
求靜, 故雖靜而不離動.
[본문 2] ① 무릇 삶과 죽음이 서로 바뀌고, 추위와 더위가 번갈아 들어
서고, 사물은 변해 간다는 것이 보통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견해이다.
(그러나) 나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왜 그런가? ② 『방광반야경』은 “사
물·생각[법法]은 오고 감이 없고, 움직여 변해감이 없다.”고 말했기 때문
이다. ③ 『방광반야경』이 말하는 “움직임이 없다.”는 의미를 생각해보니,
어찌 움직임을 떠나 ‘움직이지 않음’을 찾으라는 것이겠는가? 반드시 만
물의 ‘여러 움직임’에서 ‘움직이지 않음’을 찾으라는 뜻이다. ④ 반드시 ‘여
러 움직임’속에서 ‘움직이지 않음’을 찾기에 비록 움직이나 항상 ‘움직이
지 않는 것’이며, 움직임에서 벗어나 ‘움직임이 없는 것’을 찾는 것이 아니
기에 비록 움직임이 없으나 ‘움직임’을 떠나지 않는다.
31) 사謝는 대신하다·시들다는 뜻, 질迭은 번갈아들다·교대하다는 의미.
32) 서진 시대 무라차無羅叉가 한역한 경전. 『방광반야경』 권제5 「연여공등품衍與空等品」에 비슷한 내용의
구절이 있다. 같은 경전 권제7에도 유사한 구절이 있다.
33) 작作은 『방광반야경』이 말하는 의미라는 뜻.
34) 석釋은 버리다·떠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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