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2 - 고경 - 2019년 2월호 Vol.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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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1-4. 문재소] ① “「物不遷論」 第一.” 物即緣會諸法, 謂染淨、依正、古
今、寒暑等. 不遷即性空、實相等. 以緣生之物, 本性即空, 空即實相故, 物物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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皆不遷也. 今約終 、頓 二教之義, 略示玄妙.
① “「물불천론」 제일.” ‘물物’은 연기緣起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 모든 존
재·사물로, 더러움과 깨끗함, 환경(객관)과 신체(주관), 옛날과 지금, 추위
와 더위 등을 가리킨다. ‘불천不遷’은 본성상 공함, 사물의 본래 모습 등을
말한다. 연기로 나타난 사물은 본성상 공하며, 본성상 공하기에 공함이
곧 실상이다. 그래서 모든 사물은 변함이 없다. 지금 (이를) 화엄종의 종
교終敎와 돈교頓敎의 가르침에 따라 깊은 의취意趣를 대략적으로 보이고자
한다.
20)
初終教者, 謂隨緣之理起成諸事, 即事同真故遷即不遷. 此中曲 有三
門, 一、以理從事, 理亦隨遷, 況事法邪. 《楞伽經略》云: “如來藏與因俱有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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滅.” 又《不增減經》 云: “法身流轉五道云云.” 皆此義也. 二、以事從理, 事
且不遷, 況真理邪. 《仁王經》云: “煩惱菩提於第一義而無二故, 諸佛如來與
18) 문재는 화엄종 학승이다. 따라서 종교終敎는 화엄종이 주창한 교판敎判인 오교五敎 가운데 세 번째인
대승종교를 말한다. 화엄종의 분류에 따르면 “모든 것은 본래 불변의 진여眞如이지만 그것이 인연에
의해 더럽혀지기도 하고 깨끗하게 나타나기도 한다.”는 가르침을 담은 『능가경』·『승만경』·『대승기
신론』·『보성론』 등의 경전이 여기에 해당된다.
19) 돈교頓敎는 화엄종의 오교 가운데 네 번째인 돈교를 말한다. “곧바로 깨들음에 들어가는 것”을 제시
한 『유마경』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소승교小乘敎, 대승시교大乘始敎, 대승종교大乘終敎, 돈교頓敎, 원교圓
敎가 화엄종이 분류하는 오교이다.
20) 여기서 곡曲은 명사로 가르침, 가풍家風, 종지宗旨 등의 의미로 사용됐다.
21) 실차난타가 번역한 『대승입능가경』 권제5 「찰나품」 제6에 “如來藏受苦樂與因俱有生滅.”라는 구절이
있다.
22) 북위시대 보리류지가 한역한 경전으로 1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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