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고경 - 2019년 2월호 Vol.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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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자증분2인 제3자증분에 저장되고, 제4증자증분(증자증분1)을 제3

            자증분(자증분2)이 인식한 결과는 증자증분2인 제4자증분에 저장된다. 위
            의 도표에서 첫째 줄의 셋째 칸부터 다섯째 칸까지를 살펴보면 자증분과

            증자증분이 서로를 인식한다는 점이 드러난다. 서양철학의 용어로 말하
            면, 다음과 같이 설명될 수도 있다: 대상의식은 자기의식1에게 알려지며,

            자기의식1의 내용은 반성의식1에게 알려진다. 마찬가지로 반성의식1의
            내용은 자기의식2에게 알려지며, 자기의식2의 내용은 반성의식2에 알려

            진다. 이 점은 위의 도표의 둘째 줄에서 표시되었다.
              현장은 앞에서 보았듯이 견분을 파악한 자증분의 내용이 기억에게 알

            려짐을 지적함에 의해, 기억이 자증분의 존재에 대한 인식근거이고 자증
            분이 기억의 발생에 대한 존재근거라고 논증하였다. 우리가 이러한 논

            증에 동의하고 또한 기억(기억적 반성)과 차이나는 반조(관조적 반성, 증자증
            분)가 있다고 인정한다고 하면, 다음의 설명이 가능하다. 자증분이 증자

            증분의 발생을 가능하게 하므로, 자증분은 증자증분의 발생에 대한 존재
            근거가 된다. 자증분이 증자증분의 발생에 대한 존재근거가 되기에, 거

            꾸로 증자증분은 자증분의 존재에 대한 인식근거가 된다. 이것은 증자증
            분과 자증분이 어떻게든 상호 의존한다는 점을 알려주고, 이로써 자증분

            과 증자증분을 함께 수립한 심4분설이 그 나름의 타당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알려준다. 다른 한편으로 기억(기억적 반성)과 반조(관조적 반성, 증자증

            분)에 차이가 없다고 보는 사람들에게는 심3분설만으로 충분하다. 어쨌든
            희망을 갖고 새해를 맞이하는 일은 지난해를 돌아보는 일을 수반하고, 이

            러한 맞이함과 돌아봄은 모두 자증분에게 신세를 지고 있다.



             정은해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교 철학박사, 성균관대 철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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