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6 - 고경 - 2019년 4월호 Vol.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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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① 試論之曰: 《放光》云: “般若無所有相, 無生滅相.” 《道行》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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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般若無所知, 無所見.” 此辨智照 之用, 而曰無相無知者, 何耶? ② 果
有無相之知、不知之照, 明矣. 何者? ③ 夫有所知, 則有所不知. 以聖心無
知, 故無所不知. 不知之知, 乃曰一切知. 故經云: “聖心無所知, 無所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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知.” 信矣. ④ 是以聖人虛其心而實其照, 終日知而未嘗知也. 故能默耀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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韜光, 虛心玄鑒, 閉智塞聰, 而獨覺冥冥 者矣.
[6] ① 시험 삼아 말해 보겠다. 『방광반야경』은 “반야는 (보통 사람들이 생
각하는 그런) 모양이 없고, 태어나고 사라지는 모습도 없다.”라고 말했다.
『도행반야경』은 “반야에는 미혹되게 작용하는 지혜가 없고, 그릇되게 인
식하는 견해도 없다.”라고 말했다. 이것은 반야지혜가 인식하는 작용을
밝힌 것인데, 모습도 없고 (미혹되게 작용하는) 지혜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② (경전이 말하는 대로) 과연 ‘모양 없는 지혜’와 ‘미혹되게
작용하는 지혜가 없는 인식’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왜 그런가? ③ 대
저 (범부가 사물을) 안다는 것에는 사물의 ‘근본 성질[공성空性]’을 체득하지
못함이 있다. (그러나) 반야지혜에는 미혹되게 작용하는 지혜가 없기에 (보
통 사람들처럼 사물의 근본 성질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없다. 미혹되게
작용하는 지혜가 없기에 (반야지혜를) 일체지라 부른다. 그래서 경전은 “반
38) 『방광반야경』 권제14에 비슷한 구절이 있다. “佛言: ‘般若波羅蜜如虛空相, 亦非相, 亦不作相.’” T8-
p97c.
39) 『도행반야경』 권제1에 비슷한 구절이 있다. “何所是菩薩般若波羅蜜? 當何從說? 菩薩都不可得見, 亦
不可知處.” T8-p428a.
40) 조照는 인식작용을 말한다.
41) 『사익범천소문경』 권제1에 비슷한 구절이 있다. “以無所得故得, 以無所知故知.” T15-p39b.
42) 묵요黙耀는 조용하게 비춘다, 즉 (무엇을 한다는) 의식 없이 사물을 인식한다는 의미다.
43) 명명冥冥은 『장자』 「천지」·「지북유」편에 나오는 말이다. 명명은 공공空空을 가리킨다. 즉 공의 도리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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