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7 - 고경 - 2019년 4월호 Vol.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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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지혜에는 미혹되게 작용하는 지혜가 없기에 (보통 사람들처럼 근본 성질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없다.”라고 말했는데, 이는 진실로 그러하다.
④ 그래서 붓다는 (사물을 인식할 때) 어떠한 생각이나 감수感受도 없이 마음
을 절대적으로 비워 사물의 본성을 있는 그대로 파악한다. 하루 종일 사
물을 인식하지만 미혹되게 작용하는 지혜가 없다. 따라서 (붓다는 해야겠
다는) 의식도 없이 사물을 인식하며 안으로 빛을 감춰 드러내지 않고, 집
착 없이 그윽하게 (사물을) 비춰보며, 미혹한 지혜를 닫고 ‘거짓 총명[분별
심]’을 막았기에, 홀로 공空의 도리를 체득할 수 있었다.
46)
45)
44)
[7] ① 然則智 有窮幽之鑒, 而無知 焉; 神 有應會之用, 而無慮焉.
48)
47)
49)
神無慮, 故能獨王 於世表 ; 智無知, 故能玄照於事外 . 智雖事外, 未始
50)
無事; 神雖世表, 終日域中. ② 所以俯仰 順化, 應接無窮, 無幽不察, 而無
照功. 斯則無知之所知, 聖神之所會也.
[7] ① 그러한 즉 실지實智는 (진리를) 깊게 인식해 이해하나 (실지에는)
‘미혹되게 작용하는 지혜[혹지惑知]’가 없고, 권지權智는 중생을 교화하는
공능을 가지고 있으나 (권지에는) ‘그릇되게 생각하는 사고思考[혹려惑慮]’가
없다. ‘그릇되게 생각하는 사고’가 없기에 세속 세계 밖에서 자유자재로
44) 지智는 실지實智를 말한다.
45) 무지無知는 지혜가 없다는 의미가 아니고 ‘세속의 지혜처럼 미혹되게 작용하는 지혜가 없다’는 의미
다. ‘미혹되게 작용하는 지혜’를 ‘혹지惑知’라 한다.
46) 신神은 권지權智를 가리킨다.
47) 독왕獨王은 자유자재 함을 표현한 말이다.
48) 세표世表는 세속세계 밖, 즉 세속에 미혹되지 않음을 말한다.
49) 사외事外는 진제를 말한다.
50) 부俯는 고개를 숙이는 것을, 앙仰은 고개를 위로 드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부앙은 ‘자유자재하게 움
직인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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