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2 - 고경 - 2019년 5월호 Vol.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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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내용은 깊고 아득하며, 이치는 알기 어렵고 말은 간략해도 능히 고승

           대덕들을 인도할 스승이 되고, 세간의 뛰어난 선비들이 품은 의문을 해소
           할[구제할] 것입니다. 다만 두려운 것은 말에 집착하는 무리들이 폐하의

           뜻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공자가 「십익」을 지어 『주역』을 해석한
           것에 견주어 최근에 「열반무명론」을 지었습니다. 어찌 폐하의 글을 풍부

           하게 하고자 함이겠습니까? 다만 폐하가 말씀하신 깊은 의미를 널리 드
           러내고자 할 따름입니다.
                                                       23)
             [5] ① 論有九折十演, 博採衆經, 託證成喩, 以仰 述陛下無名之致. 豈
                               24)
           曰關詣神心, 窮究遠當 , 聊以擬議玄門, 班喩學徒耳. 論末章云: “諸家
             25)
                      26)
           通 第一義諦 , 皆云廓然空寂, 無有聖人. 吾常以爲太甚徑庭, 不近人情.
                                               27)
                                                                 28)
           若無聖人, 知無者誰?” 實如明詔! 實如明詔 ! ② 夫道恍惚窈冥 , 其中有
           精, 若無聖人, 誰與道遊? 頃諸學徒, 莫不躊躇道門, 怏怏此旨, 懷疑終日,
           莫之能正. 幸遭高判, 宗徒           然, 扣關之儔, 蔚登玄室. 眞可謂法輪再轉於

           閻浮, 道光重映於千載者矣. ③ 今演論之作旨, 曲辨涅槃無名之體, 寂彼廓















           23)  앙仰은 공문에 쓰이던 용어. 상급기관이나 상급자에게 보내는 글에서는 존경을 뜻을, 하급기관이나
              하급자에게 부치는 글에서는 명령을 뜻을 나타냈다. 비슷한 용법의 단어로 청請, 기祈, 간懇 등이 있다.
           24) 당當은 불교의 교리와 부합하다는 의미다.
           25) 통通은 해석하다는 의미.
           26) 제일의제第一義諦는 열반을 가리킨다.
           27) 조詔는 명사로 ‘천자의 명령, 직서, 칙령’ 등의 의미가 있다. 여기서는 가르침으로 번역했다.
           28)  황홀요명恍惚窈冥은 『노자』 제21장에 나오는 말이다. 황홀恍惚은 뚜렷하지 않은 모습을, 요명窈冥은

              (의미가) 깊은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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