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7 - 고경 - 2019년 5월호 Vol.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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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들이 사는 여러 영역들을 초월해 멀리 높이 오르고, (열반은) 양은 허

            공처럼 넓고 커면서 영원히 존재한다. 뒤따르지만 그 종적을 찾을 수 없
            고, 앞에서 맞이하지만 그 머리를 볼 수 없으며, 육도의 삶이 (열반을) 포

            섭할 수 없으며, 변화도 그의 본체를 없앨 수 없다. (바다처럼) 끝을 알 수
            없는 큰 호수 같아 그 모습을 변별할 수 없으며, 있는 듯 없는 듯하다. 다

            섯 종류의 눈으로도 그 모습을 볼 수 없고, 두 귀로는 그 소리조차 듣지
            못한다. 깊고 깊으며 멀고 멀기에 그 누가 (열반을) 보며 누가 (열반을) 알

            수 있겠는가? 주변에 가득해 없는 곳이 없지만 홀로 있음과 없음의 밖에
            초월하여 존재한다. ② 그러한 즉 (열반을) 말하는 자는 진신을 잃어버리

            고, 아는 자는 오히려 어리석어 진다. 있음으로 (열반을) 대하는 자는 (열반
            의) 본성과 어그러지고, 없음으로 대하는 자는 몸을 다친다. 그래서 붓다

            는 마가다국에서 문을 닫고 말하지 않았고, 유마힐은 바이샬리에서 입을
            닫았으며, 수보리는 말 없음으로 말해 열반을 드러냈고, 제석과 범천은

            듣는 것 없음을 통해 꽃비를 내리게 했다. 어찌 설명이 없다고 하겠는가?
            다만 설명해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따름이다.
                       55)
                                              56)
              [11] ① 經 云: “眞解脫者, 離於言數 , 寂滅永安, 無始無終, 不晦不
                                              57)
            明, 不寒不暑, 湛若虛空, 無名無說.” 論 曰: “涅槃非有, 亦復非無. 言語
            道斷, 心行處滅.” 尋夫經論之作, 豈虛構哉? 果有其所以不有, 故不可得而
            有; 有其所以不無, 故不可得而無耳.

              [11] ① 경전은 “참다운 해탈은 말과 형상을 떠났고, 모든 것이 완전히





            55) 경經은 『유마경』, 『열반경』 등을 말한다.
            56) 언수言數에서 언言은 언어를, 수數는 괘상을 의미한다. 즉 언어와 형상을 초월했다는 것이다.
            57) 용수가 지은 『중론』 「관열반품」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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