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5 - 고경 - 2019년 5월호 Vol.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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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무명 1] ① 無名曰: 經稱有餘涅槃,無餘涅槃者, 秦言無爲, 亦名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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度. 無爲者, 取乎虛無寂寞, 妙絶於有爲. 滅度者, 言其大患永滅 , 超度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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流 . 斯蓋是鏡像 之所歸, 絶稱 之幽宅 也. 而曰有餘,無餘者, 良是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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處 之異號, 應物 之假名耳.
[9][무명 1] ① 무명이 말한다: 경전이 말하는 유여열반 무여열반은 진
나라 말로 무위 혹은 멸도이다. ‘무위’는 텅 비어 공적하고, 유위법을 신
묘하게 끊었다는 것에서 의미를 가져온 말이다. ‘멸도’는 큰 걱정을 영원
히 소멸시키고, 선善을 씻어내는 네 가지 번뇌의 흐름을 초월한 것을 말
한다. 이것은 모든 존재가 돌아가는 곳이며, 언어가 끊어져 의미를 알기
어려운 그윽한 집과 같다. 그런데 유여열반 무여열반이라고 말하는 것은
진실로 붓다의 몸을 드러내고[유여열반] 숨기는 것[무여열반]의 ‘다른 이름’이
며, 중생들의 요구에 응해 그들을 구제하는 활동을 벌이는 것의 ‘임시적
인 명칭’일 따름이다.
34) 유명有名이 아홉 번 질문하고 무명無名이 열 번 대답한다.
35) 대환영멸大患永滅은 ‘큰 걱정을 영원히 소멸하다’는 의미. 『노자』 제13장에 나오는 말이다. “吾所以有
大患者, 爲吾有身. 及吾無身, 吾有何患?[내가 큰 어려움을 만난 까닭은 나에게 나를 위하는 몸이 있
기 때문이다. 내 자신을 위하는 몸이 없다면 나에게 무슨 환난이 있겠는가?].” 그러나 여기서 승조
가 말하는 걱정은 생사윤회로 『노자』가 말하는 환난과 의미가 다르다.
36) 사류四流는 네 가지 번뇌를 말한다. 마음속의 선善의 성질을 씻어 내기에 폭류暴流라 말한다. 욕류欲
流, 유류有流[유루有漏], 견류見流, 무명류無明流가 사류다. 『구사론』 권20에 관련 설명이 있다.
37) 경상鏡像은 거울 속에 비친 상. 사물에는 실체가 없음을 설명하는 『반야경』의 열 가지 비유의 하나이
다. 따라서 경상은 바로 ‘모든 존재’, 즉 제법諸法을 말한다.
38) 칭稱은 말과 언어를 의미한다.
39) 유택幽宅은 ‘깊고 그윽해 의미를 알기 어려운 집’이라는 뜻이다. 열반을 가리킨다.
40) 출出은 붓다가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 몸을 나투는 것을, 처處는 할 일을 다해마쳐 몸을 숨기는 것을
말한다.
41) 응물應物은 바깥 사물의 요구를 받아들여 구제활동을 벌이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 중생들의 요구
에 응해 그들을 제도하는 것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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