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4 - 고경 - 2019년 5월호 Vol.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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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然則智以形倦, 形以智勞, 輪轉修途, 疲而弗已. 經曰: “智 爲雜毒, 形爲
112)
桎梏. 淵默 以之而遼, 患難以之而起.” 所以至人灰身滅智, 捐形絶慮; 內
113)
無機 照之勤, 外息大患之本; 超然與群有永分, 渾爾與太虛同體; 寂焉無
114)
聞, 怕爾無兆, 冥冥長往, 莫知所之 . 其猶燈盡火滅, 膏明俱竭, 此無餘涅
槃也. 經云: “五陰永盡, 譬如燈滅.”
[16] ① 무여열반은 성인이 교화의 인연도 끝나고 지혜도 영원히 사라
져 아무 조짐조차 없이 텅 빈 것을 말한다. 왜 그런가? 무릇 몸이 있는 것
보다 더 큰 괴로움은 없기에 육신이 사라져 ‘무無’로 돌아가며, 지혜가 있
는 것보다 더 앞서는 힘든 일은 없기에 지혜를 끊어 텅 빔에 몰입한다. 그
러한 즉 지혜는 몸을 통해 (사람을) 피곤하게 하고, 몸은 지혜 때문에 일하
며 삶과 죽음의 길을 돌고 돌며 피곤함이 그칠 날이 없다. 경전은 “망령
된 지혜는 무서운 삼독과 같으며, 몸은 오히려 질곡이 된다. (이로 인해) 그
윽하고 텅 빈 깨달음이 이로(몸과 망령된 지혜) 인해 더욱 멀어지고, 큰 괴로
움이 이로 인해 생긴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깨달은 사람은 몸을 없애고
망령된 지혜를 소멸시키며, 형체를 버리고 생각을 끊는다. 안으로는 짐작
하고 인식하는 수고로움이 없고, 밖으로는 큰 괴로움의 근본을 없앤다.
초월해 뭇 중생들과 영원히 구분되고, 혼연히 텅 빔과 하나가 된다. 고요
해 소리가 없고, 적정寂靜해 흔적의 조짐조차 없다. 고요하고 고요해 영
원히 떠나며 간 곳을 알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등잔이 다 타 불이 사라진
111) 지智는 참된 지혜가 아닌 망령된 지혜를 말한다.
112) 연무淵默, 즉 ‘그윽하고 공적한 침묵’은 무여열반을 가리킨다.
113) 기機는 지혜를 가리킨다.
114) 지之는 동사로 ‘가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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