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7 - 고경 - 2019년 5월호 Vol. 73
P. 137
표면적인 호칭일 뿐이며, 사물의 느낌에 따라 붙인 임시적인 이름일 뿐이
다. 칭호에 집착하는 사람은 이름에 갇히고, 그릇의 모양을 사모하는 사
람은 모습에 집착한다. 이름은 제목에서 극치를 이루고, 모양은 사각형과
원형에서 절정에 도달한다. 사각형과 원형으로는 묘사하지 못함이 있고,
제목으로는 전하지 못함이 있다. 이름 없는 것에 어찌 이름을 붙이며, 모
양 없는 것을 어떻게 모습으로 나타내고자 하나? (유명은) 질문의 앞부분
에서 “유여와 무여無餘는 확실히 방편적인 가르침[권교權敎]과 진실한 가
르침[적교寂敎]의 근본 뜻이다. 또한 붓다가 나타나고 몸을 숨기는 진정한
흔적이다. 그윽하고 말이 끊어진 진리는 아니며, 성인의 깨달음의 신묘한
가르침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20] ① 子獨不聞正觀之說歟? 維摩詰言: “我觀如來無始無終, 六入 123)
124)
已過, 三界已出; 不在方 , 不離方; 非有爲, 非無爲; 不可以識識, 不可以
125)
智知; 無言無說, 心行處滅. 以此觀者, 乃名正觀; 以他觀者, 非見佛也.”
126)
《放光》云: “佛如虛空, 無去無來, 應緣而現, 無有方所.” ② 然則聖人之
在天下也, 寂莫虛無, 無執無競, 導而弗先, 感而後應. 譬猶幽谷之響, 明鏡
之像, 對之弗知其所以來, 隨之罔識其所以往. 恍焉而有, 惚焉而亡. 動而
127)
逾寂, 隱而彌彰. 出幽入冥, 變化無常. 其爲稱 也, 因應而作, 顯迹爲生,
息迹爲滅. 生名有餘, 滅名無餘. ③ 然則有無之稱, 本乎無名. 無名之道,
123) 육입六入은 안眼, 이耳, 비鼻, 설舌, 신身, 의意를 말한다.
124) 방方은 방향, 장소를 의미한다.
125) 『유마경』 「견아촉불품」에 비슷한 내용이 있다. 의미를 인용한 구절이다.
126) 『방광반야경』 권20에 비슷한 구절이 있다. 의미를 인용한 구절이다.
127) 유여열반 무여열반이라는 칭호를 말한다.
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