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1 - 고경 - 2019년 5월호 Vol.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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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원적에 든 여러 붓다를 다 볼 수 있다.”라고 말했고, 또한 “열반에
들어도 완전히 흔적도 없는 열반에 든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기에, ‘없
어도 없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열반에 들어도 없는 것이 아니기에 비록
없으나 있는 것이며, 존재하나 있음이 아니기에 비록 있으나 없는 것과
같다. 존재하나 없는 것과 같기에 ‘비유非有’라고 말하고, 비록 존재하지
않으나 있는 것이기에 ‘비무非無’라 말한다. 그러한 즉 열반은 진실로 있
음과 없음의 영역을 초월했고, 언어와 모습의 경로를 벗어났음이 확실하
다. 그대는 “몸이 있는 것보다 더 큰 괴로움은 없기에 성인은 육신을 소
멸시켜 ‘무無’로 돌아가고, 지혜가 있는 것보다 더 앞서는 힘든 일은 없기
에 지혜를 끊어 텅 빔에 몰입한다.”라고 말했다. 이것이 바로 불교의 진
리와 어긋나고 열반의 가르침을 손상시키는 것이다.
[22] ① 經曰: “法身無象, 應物而形; 般若無知, 對緣而照.” 萬機頓赴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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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撓其神 , 千難殊對而不干其慮. 動若行雲, 止猶谷神 , 豈有心於彼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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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情係於動靜者乎? ② 旣無心 於動靜, 亦無象 於去來. 去來不以象, 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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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器而不形; 動靜不以心, 故無感而不應. 然則心生於有心 , 象出於有象.
143)
142)
象非我出, 故金石流而不燋; 心非我生, 故日用而不動 . 紜紜 自彼, 於
137) 신神은 정신적인 활동, 즉 사유 혹은 인식작용을 말한다.
138) 곡신谷神에서 곡谷은 골짜기처럼 ‘텅 빔’을, 신神은 ‘신묘한 작용’을 의미한다. 이 말은 『노자』 제6장
에 나오는 말이다. “谷神不死, 是謂玄牝[곡신은 죽지 않으니 이를 일러 현빈(신묘한 암컷)이라 한다].”
139) 무심無心은 분별하는 마음이 없는 것을 말한다.
140) 무상無象은 모습에 집착하는 것이 없다는 뜻이다.
141) 유심有心은 중생심을 의미한다.
142) 동動은 근勤과 같은 의미다.
143) 운운紜紜은 분운紛紜과 같은 의미. 어지러울 정도로 많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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